“반성이 듭니다” 연설 도중 울먹이며 눈물 참는 문재인 대통령 (영상)

2018-09-13 10:00

문재인 대통령 연설 전문이다.

유튜브, 씨브라더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 도중 울먹이면서 눈물을 참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평생케어 종합대책 발표 및 초청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한 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은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인들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그랬습니다"라며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그런 반성이 듭니다"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발달장애인 문제에 대한 정부 대책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을 시작으로 해서 제 임기 기간 내에 더 크게 종합대책들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서 발달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장애인 딸이 있는 한 여성 참석자는 문 대통령 연설이 시작되기 직전 갑자기 손을 들고 발언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참석자는 자신의 안타까운 처지를 하소연했다.

여성 참석자는 "저희 딸은 중복 장애인입니다. 먹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못합니다"라며 "왜 그런 데 대한 대책이 없나요? 저는 너무 화가 납니다. 대통령님, 제가 들러리가 된 기분입니다. 새벽에 아무것도 못 먹고 왔습니다. 너무 답답합니다. 이제 대통령께서 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청와대 페이스북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 연설 전문이다.

두 분은 제가 예정에 없이 갑자기 주문을 드렸는데 좋은 말씀들 감사드립니다. 오늘 뭐 여러분들 말씀 아주 잘 들었습니다. 정말 한편으로 아팠고,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고 교차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의 어깨가 참으로 무겁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 여러 가지 감동적인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아까 들어올 때 봤던 박혜신 님 그림 전시회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영상으로 본 우리 장혜영·장혜정 자매, 영상도 아주 감동적이었고요. 영상에서도 장혜정 님이 춤추던 장면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직접 또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 공연도 참으로 감동적이었는데요. 그냥 단순히 모여서 아마추어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 공연이라고 합니다. 말하자면 프로 공연입니다.

이렇게 다 우리가 우리 눈에 보이기에는 아주 아름답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보였지만 그런 장면을 보여줄 때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과 노력이 있었을까라는 것을 우리가 한편으로는 충분히 헤아려볼 수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다른 장애인들보다 살아가기가 훨씬 힘이 듭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발달장애 아이들 키우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우선 혼자서 수업도 잘 못하니 부모들이 하루 종일 돌보아주어야 합니다. 남자아이들의 경우에는 점점 자라면 힘도 세지고, 또 자기주장도 분명해져서 부모도 제대로 돌보기가 벅찰 때가 많습니다. 또 혼자서 사회생활을 하도록 두기가 어려움이, 부모가 하루 종일 매여서 살아야 하는 그런 어려움이 생깁니다.

그래도 부모님들은 내가 하루라도 더 살아서 아이들보다 끝까지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들은 발달장애인들 처지를 호소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빌기도 하고, 머리를 깎기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 아픈 마음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따뜻하게 마음을 보여줬는지, 그런 반성이 듭니다.

발달장애인법이 처음 만들어진 게 2013년입니다. 그 전까지는 발달장애인들만을 위한 법이 없었습니다. 그냥 장애인복지법 속에서 다른 장애인들과 함께 다뤄졌습니다. 발달장애인법이 제정이 되면서 처음으로 발달장애인들만을 위한 법이 만들어졌고, 또 발달장애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정책이 가능하게 됐습니다. 저도 그 부분을 제정하는 데 기여를 좀 했습니다. 제가 2012년 대선 때 공약을 하기도 했고, 제가 국회의원 할 때이기 때문에 우리 당 의원들에게 그 법이 꼭 통과되도록 독려를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발달장애인법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에도 그것을 제대로 실천하는 종합적인 정책들이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오늘 비로소 발달장애인들의 전생애주기에 맞추어서 적용될 수 있는 그런 종합대책이 마련된 것 같습니다. 정책의 내용은 아까 우리 보건복지부 장관께서 설명을 하셨기 때문에 제가 되풀이 하지 않겠습니다.

요약을 하자면 영유아기에 일찍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진단 결과에 따라서 조기에 거기에 맞는 치료를 받게 하고 그 다음에 보육, 교육, 그 다음에 돌봄, 직업 훈련, 취업, 경력 관리, 이런 전생애주기에 맞춰서 필요한 돌봄을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많이 부족합니다. 국가 재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든 걸 다 해드리지 못합니다. 그래도 이런 종합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 내년도 예산안을 3배 이상 더 크게 확대해서 편성했습니다. 국회에서도 협조를 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해서 제 임기 기간 내에 더 크게 종합대책들을 확대하고 발전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서 발달장애인들도 차별받지 않고 배제되지 않고 비장애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 포용국가로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아까 울진에서 오신 우리 어머니 말씀도 아주 공감합니다. 발달장애인 가운데서도 가장 무거운 최중증 장애인들도 우리 울진에서 오신 한 분만 계신 것이 아니라 전국에서 거의 1만8,000명 정도에 달합니다. 이분들은 장애가 심하기 때문에 거의 집에서 격리되다시피 그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도 다른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함께 필요한 교육을 받고, 또 함께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렇게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오늘 시작이라고 그렇게 얘기해 주셨는데, 앞으로 더욱 더 발전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들도, 발달장애인의 가족도 함께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그렇게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