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오디오클립' 발 '듣는책' 열풍..청소 중, 잠들기 전 일상 파고들어

2018-09-11 06:20

네이버 '오디오클립', 한달만에 이용자 4만명 육박...구글 '구글플레이' 오디오북과 접전 예상

구글 오디오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오디오북 업체 '오디언 소리' 어플리케이션
구글 오디오북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오디오북 업체 '오디언 소리' 어플리케이션

'듣는 책'의 인기가 뜨겁다. 독서를 일상 생활을 병행할 수 있다는 오디오북만의 특징이 바쁜 현대인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여기에 각 기업들의 차별화된 보이스 마케팅이 더해지면서 종이책에서 e북으로 옮겨갔던 소비자들의 관심이 이번에는 오디오북으로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지난 7월 말 유료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한지 한달여 만에 5000권을 판매했다. 무료 대여 이벤트에 참여한 이용자까지 포함하면 4만명에 육박하는 이용자들이 한달여 간 네이버의 오디오북 서비스를 이용했다.

현재 출판업계의 베스트셀러 1회 인쇄량이 5000부 가량인 것을 고려했을 때 한달 간 네이버 오디오북에 쏠린 소비자들의 관심이 매우 뜨거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네이버는 인기 아이돌과 작가를 성우로 섭외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이어나며 시장 점령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글도 올해 1월부터 오디오북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자사 앱 마켓 '구글플레이'를 통해 한국을 포함한 세계 45개국에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국내 이용자들은 구글의 제휴사인 국내 오디오북 업체 '오디언 소리'를 통해 구글 오디오북을 청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 스피커가 오디오북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콘텐츠 홍보 및 판매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미 자사 AI 스피커 '프렌즈'를 통해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구글도 오는 11일 AI 스피커 '구글홈'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어 양 사의 오디오북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왼쪽)와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네이버의 인공지능 스피커 '프렌즈'(왼쪽)와 구글의 인공지능 스피커 '구글홈'

스마트폰, 스피커, 차량 등으로 오디오북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출퇴근 길, 청소 중, 잠들기 전과 같은 일상 곳곳에 오디오북 콘텐츠의 접근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별도의 책이나 리더기를 소지할 필요가 없는 것은 오디오북의 또 다른 장점이다. 또 콘텐츠를 구매하지 않고 절반 정도 가격에 대여할 수 있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구글은 합리적인 콘텐츠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올해 초 구글은 오디오북 서비스 시작에 맞춰 최대 50%의 할인혜택을 제공했다. 또 콘텐츠 미리듣기 기능을 확대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혔다.

기존 오디오북 사용자들은 콘텐츠의 다양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성우, PD, 사운드디자이너 등의 인력이 필요한 오디오북의 특성과 저작권 문제 등으로 그동안의 오디오북 콘텐츠는 고전 작품에 한정된 경우가 많았다.

'듣는'책 이라는 특징 자체가 오디오북의 경쟁력이던 시대를 지나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한 기업들 움직임이 분주하다. 네이버는 ‘82년생 김지영’, ‘신경끄기의 기술’,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등 베스트셀러 20권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을 통해 베스트셀러들을 포함한 약 40여 종류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네이버는 '오디오클립'을 통해 베스트셀러들을 포함한 약 40여 종류의 오디오북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또 오디오북을 비롯한 출판업계의 주 소비자 층인 10대부터 30에 이르는 여성 고객들을 집중 공략했다. 인기 작가와 연예인을 오디오북 성우로 등장시키는 이벤트성 마케팅도 진행해 일부 도서는 오디오북 판매량이 전자책 판매량을 능가하기도 했다.

개성있는 콘텐츠로 종이책, e북과의 차별화 전략에도 나섰다. 네이버는 판타지 소설 '오버 더 초이스'에 11명의 성우를 섭외했다. 11명의 성우가 각각의 캐릭터를 연기하는 '오디오 드라마' 형식으로 소설의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올 하반기 네이버 오디오북의 정식 오픈과 구글 AI 스피커 구글홈의 상용화가 예정된 가운데 출판업계 역시 독자 확대와 수익 다변화를 이유로 오디오북 상용화를 반기고 있어 오디오북 열풍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