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맞게 생겼다” 파출소장이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했다는 말

2018-09-05 11:50

범죄를 옹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부하 직원들은 주장했다.

한 파출소장이 갑질과 폭언을 일삼자 부하 직원들이 진정을 냈다.

지난 4일 MBC는 서울의 한 파출소장이 온갖 폭언과 갑질을 일삼았다고 보도했다.

유튜브, MBCNEWS

보도에 따르면 파출소장은 부하 여경에게 외모 평가 발언을 하거나, 빨리 결혼해 애를 낳으라며 "(아기를) 늦게 낳으면) 애들이 XXX도 나온다"고 말했다. "전망대에서 잘 보이면 북한 아가씨 엉덩이도 보인다"며 성적인 발언도 했다.

견디다 못한 한 부하 경찰관은 1년 전부터 파출소장 발언을 날짜까지 낱낱이 기록했다. 기록에 따르면 파출소장은 "공부 잘하는 여경은 뚱뚱하거나 볼품없다"고 말했다. 롱패딩을 입은 여경에게는 "성폭행당할 때 남자가 못 도망가겠다. 지퍼에 걸려서"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민원인이나 피해자를 향한 폭언도 일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하 경찰관이 남긴 기록에는 파출소장이 가정 폭력 피해자에게 "잘 맞게 생겼다"고 말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파출소에서 보호 중이던 장애 여성에겐 "개 패듯이 패야 말을 듣는다"고 했다는 기록도 있었다.

"여자가 몸 못 가눌 정도로 술 먹으면 강간당한다", "데이트 폭력? 벌금 내면 그만이다"라며 범죄를 옹호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고 부하 직원들은 주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휴일에 불러내 족구를 시키거나, 밥을 사게 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진정도 함께 접수됐다.

파출소장은 "그런 말 한 적 없다. 여경들 몇 명과 근무해본 적 있지만, 그분들에 대해서 그런 식으로 한 적 없다"며 진정 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진정 사실을 확인하고 있으며 조만간 파출소장을 조사한 뒤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