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복귀 저울질' 조양호 한진 회장, 또 '배임혐의'에 복귀 물거품

2018-09-04 18:10

회삿돈으로 자택경비원 월급준 혐의.. 소환 조사 등 경영 복귀시 여론 악화될 듯

최근 미국 출장 등을 통해 조심스레 경영 복귀 움직임을 보였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자택 경비원 임금을 회삿돈으로 지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임 의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공금으로 개인이 고용한 경비원에게 돈을 주는 것은 배임혐의는 물론 돈 액수를 떠나서 주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위로 그런 사적인 돈들이 모여서 다른 기회비용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사태가 미치는 영향은 심각하다. 아울러 한진그룹 일가는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의 '물컵 갑질'로 인해 여론이 악화된 상태에서 갑질이 고구마 줄기처럼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조 회장의 복귀가 국민들에게 분노의 도화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보인다.

또 다시 소환 위기에 몰리면서 당분간 경영 일선 복귀 이야기를 꺼내는 자체가 염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4일 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수사인력 20명을 투입, 서울 중구 소재 한진빌딩 내 정석기업 본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조 회장은 서울 평창동 자택 경비를 맡은 용역업체 유니엑스에 지불할 비용을 정석기업이 대신 지급하게 해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지난 6월 조 회장과 정석기업 대표 원모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입건하고 회사 직원 등 총 32명을 불러 조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압수한 자료 분석을 마치는대로 조만간 조양호 회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두달 만에 다시 소환 위기에 몰리면서 조 회장의 경영 복귀 행보에도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조 회장은 최근 호텔 투자 건과 관련해 미국 출장 길에 오르는 등 조심스레 경영 복귀 움직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사업은 한진그룹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그룹 내 매출 비중은 매우 미미하나, 조양호 회장을 비롯 오너 일가가 애착을 가지고 직접 챙겨왔던 사업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조 회장의 미국 출장 역시 최근 지난해 6월에 연 73층 높이의 미국 LA 월셔그랜드센터의 손실로 그룹 내 호텔 실적이 적자 기조로 돌아서자 이를 점검하고, 재투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배임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신분으로 경영 복귀는 거론 하는거 자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는 갑에 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각으로 보인다"며"사정당국의 칼날이 조회장을 향하고 있는데 경영 복귀는 요원한 희망사항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