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난민선 끌고 헤엄쳐 영웅된 시리아 소녀, 그리스서 체포

2018-09-01 19:50

난민 밀입국 범죄 조직에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15년 8월 에게 해를 건너 유럽으로 향하던 중 배가 난파되자 바다에 뛰어들어 가라앉은 배를 끌고 헤엄쳐 다른 난민들의 목숨을 구한 시리아 난민 소녀가 난민들의 그리스 입국을 불법으로 지원한 혐의로 체포됐다.

BBC방송 등은 그리스 경찰이 최근 난민 밀입국을 지원한 혐의를 잡아 레스보스 섬에서 체포한 구호단체의 직원 3명 가운데 시리아 난민 사라 마르디니(23)도 포함돼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난민들을 구한 영웅적인 행동으로 2016년 11월 독일에서 상을 받고 있는 시리아 수영 스타 유스라 마르디니(오른쪽)와 그의 언니 사라 / [AFP=연합뉴스]
난민들을 구한 영웅적인 행동으로 2016년 11월 독일에서 상을 받고 있는 시리아 수영 스타 유스라 마르디니(오른쪽)와 그의 언니 사라 / [AFP=연합뉴스]

마르디니는 스타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의 언니로, 내전을 피해 고국을 떠난 자매는 3년 전 레바논과 터키, 그리스를 거쳐 독일 베를린에 정착했다.

시리아에서 촉망받던 수영 선수였던 이들 자매는 당시 그리스로 가기 위해 에게 해를 건너던 중 타고 가던 배가 가라앉을 위기를 맞자 바다에 뛰어들어 배를 그리스 레스보스 섬까지 끌고 갔다. 이 덕분에 배에 타고 있던 다른 난민 19명은 목숨을 건졌고, 이들 자매는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유스라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난민팀 대표로 출전한 뒤 2017년에는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임명되며 유명세를 탔다.

베를린의 한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고 경제학과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는 언니 사라는 독일과 그리스를 오가며 생활해 왔고, 이번에 체포될 당시에는 레스보스 섬의 난민 지원 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리스, 아일랜드 국적의 구호단체 직원과 함께 붙잡혔으며, 현재 아테네 외곽의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고 그의 변호인은 밝혔다.

그리스 당국은 사라 마르디니 등이 난민 밀입국 범죄 조직에 직접적인 도움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범죄 단체 조직과 가담, 돈세탁, 스파이 행위, 국가 기밀 누설 등의 혐의가 인정될 경우, 이들은 최장 18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한편, 변호인은 마르디니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이번 일은 난민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를 범죄화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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