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미래사업' 주도 나선다...AI 사업에 총력

2018-08-31 16:40

의료·자동차 등 다양한 분야에 AI 도입 시도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카카오

인공지능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카카오가 연일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면서 업계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는 의료·자동차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며 미래사업 주도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9일 서울아산병원과 손잡고 AI 기반의 의료 빅데이터 사업에 진출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현대중공업지주 등이 각각 50억을 출자해 설립된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가칭)는 국내 최초의 의료 데이터 전문회사다.

카카오는 본 합작사를 통해 전자의무기록, 임상시험 정보와 예약 기록, 의료기기 가동률 등의 의료 빅데이터를 구조화하고 의료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와 현대·기아자동차는 '카카오미니’ 기능을 2019년 이후 현대·기아차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와 현대·기아자동차는 '카카오미니’ 기능을 2019년 이후 현대·기아차에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사진/카카오

또 지난 30일에는 IT 기기와 연결된 미래차 '커넥티드 카' 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협력을 맺은 카카오는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를 현대∙기아차 인포테인먼트 기술에 확대 적용한다.

양사는 내년 출시될 신차에 카카오의 스마트 스피커 '카카오미니'에서 서비스 중인 다양한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미니가 제공 중인 음악 감상, 날씨, 뉴스 등의 기능에 카카오톡 전송, 보이스톡 발신 등도 추가할 예정이다.

김병학 카카오 AI Lab 총괄 부사장은 “자동차는 카카오가 인공지능 기술로 편리함을 만들어내고자 집중하는 공간”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고도화되는 인공지능의 특성을 고려해 커넥티드 카를 자사의 대표적인 데이터 수집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문 연구 담당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사진/카카오브레인
카카오의 인공지능 전문 연구 담당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사진/카카오브레인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카카오의 적극적인 행보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김 의장은 인공지능 전문 연구를 담당하는 자회사 '카카오브레인' 설립 당시 직접 대표직을 맡는 등 인공지능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 사무실 내에 본인의 집무실까지 따로 만든 김 의장은 설립 당시 20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지난 1월에 200억원을 추가 투자하는 등 인공지능 사업에 대한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 업계 전문가인 김남주 카카오브레인 연구부문 총괄을 영입하는데도 직접 공을 들인 바 있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왼쪽)와 '카카오미니C'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왼쪽)와 '카카오미니C' 사진/카카오

김 의장의 움직임에 따라 카카오는 인공지능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 인공지능 사업의 대표 주자로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9개월여 만에 한정수량 20만대가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카카오는 카카오미니에 가상화폐, 종교, 책 소개 등의 콘텐츠를 추가하고 자사의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서비스와 카카오미니의 연동을 강조하면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내달 판매 예정인 카카오미니의 업그레이드 버전 '카카오미니C'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어 카카오가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 사진/카카오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i' 사진/카카오

또한 카카오는 이달 초 자사의 인공지능 플랫폼인 '카카오i'를 활용한 챗봇들의 성과를 발표했다. 고객센터, 주문, 번역, 콘텐츠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40여개의 카카오 챗봇들은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는 챗봇 개설 후 고객센터로 인입되는 문의량이 약 10% 이상 감소했으며 ‘카카오메이커스’는 기존 문의의 약 25%를 챗봇이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등 프랜차이즈 매장에도 도입된 카카오의 주문 챗봇은 지난 1일 상용화 이후 약 2만명의 사용자가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9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미니를 통해 인공지능인 카카오아이의 경험을 확대시키고 있다”면서 “하반기에는 1300만명 이상 사용하는 내비게이션에서도 카카오아이가 적용돼 많은 접점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광폭행보는 올 하반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분야 인재들을 지속적으로 채용하며 꾸준히 인공지능 경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