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주역' 게임보다 인기 있는 게임 속 캐릭터들

2018-08-28 18:20

귀여운 캐릭터 상품에 소비자들 호평 이어져

웹젠의 뮤 캐릭터(왼쪽)와 뮤 IP웹툰
웹젠의 뮤 캐릭터(왼쪽)와 뮤 IP웹툰

게임업체들이 앞다퉈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자사 게임의 인기 캐릭터들을 집중 개발해 IP(지식재산권) 사업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카카오의 '카카오프렌즈', 네이버의 '라인프렌즈' 등이 대표적 캐릭터 개발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외부에 매장까지 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시장에 게임사까지 합세하면서 캐릭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게임 업계에서 캐릭터 사업이 매출 효자로 각광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27일부터 웹젠의 '뮤' 시리즈 웹툰이 중국에서 연재된다. 뮤는 올해 17주년을 맞이한 웹젠의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게임으로 웹젠은 이미 지난 2001년부터 뮤 캐릭터를 이용한 굿즈, 웹툰 등의 사업을 펼치며 브랜드 확장을 시도해왔다.

홍대 롯데 엘큐브에 위치한 넷마블의 넷마블스토어
홍대 롯데 엘큐브에 위치한 넷마블의 넷마블스토어

이에 이른바 3N사도 연이어 캐릭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넷마블은 자체 캐릭터 브랜드 '넷마블프렌즈'가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ㅋㅋ’, ‘토리’, ‘밥’, ‘레옹’으로 구성된 넷마블프렌즈는 다양한 상품으로 재탄생해 인기를 끌고 있다. 캐릭터 인용을 활용한 안마봉은 남녀노소 구분하지 않고 좋아하는 인기 상품 중 하나다.

넷마블은 지난 4월 게임사 중 최초로 정식 매장 '넷마블 스토어'를 열었는데 개점 한달만에 방문객 6만명을 돌파하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넷마블은 매장 확장을 검토할 정도로 매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또 넷마블은 인기 아이돌과 제휴를 맺는 등 캐릭터 사업 홍보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모두의 마블' 5주년을 맞이해 넷마블은 아이돌그룹 워너원과 이벤트를 열었는데 이벤트 기간 일주일 동안 1만 2000여명이 넷마블스토어를 방문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건대 롯데시네마에 입점한 엔씨소프트의 스푼즈 브랜드관(왼쪽)과 스푼즈 온라인 스토어
건대 롯데시네마에 입점한 엔씨소프트의 스푼즈 브랜드관(왼쪽)과 스푼즈 온라인 스토어

엔씨소프트는 자체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를 만들었다. '비티', '신디', '디아볼', '핑', '슬라임'으로 구성된 스푼즈는 자사의 인기 게임 '아이온'과 '블레이드 앤 소울'의 캐릭터에서 착안됐다. 엔씨는 지난 13일 '스푼즈관'을 열어 스푼즈 캐릭터를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또 오는 하반기에는 팝업스토어 형태의 매장도 열 계획이다.

이재준 엔씨소프트 R&I 겸 AI 센터장은 “스푼즈 캐릭터들이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길 바란다”며 “숍인숍 형태의 현재 스푼즈 매장 외에도 팝업스토어 오픈 등 앞으로의 다양한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엔씨는 스푼즈 출시 이전에도 꾸준히 캐릭터 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자사 게임들의 주 이용자층인 청장년층 남성 외에 청소년, 여성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리니지’ 시리즈를 중심으로 캐릭터 사업을 선보였다. 리니지의 마법인형, 리니지2 캐릭터 피규어를 출시했으며 '리니지 레드나이츠' 출시에 맞춰서는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홍대 엘큐브 게임관에 위치한 넥슨의 네코제 스토어
홍대 엘큐브 게임관에 위치한 넥슨의 네코제 스토어

넥슨은 자사 게임 이용자들과 손을 잡고 캐릭터 시장에 뛰어들었다. 넥슨은 지난 2015년부터 '넥슨 콘텐츠 축제(네코제)'를 열어 유저들에게 자사 캐릭터의 2차 가공을 적극 장려하고 창작물 판매까지 허용하고 있다. 네코제는 이제 넥슨의 축제를 넘어서 하나의 문화콘텐츠 육성의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또 지난 6월에는 팝업스토어 형식의 '네코제스토어'도 열었다. 매장에서는 넥슨의 인기게임 '마비노기', '메이플스토리' 등의 캐릭터 상품들이 판매 중이며 유저들의 2차 창작물도 함께 판매하고 있어 마니아들의 두터운 사랑을 받고 있다.

게임사들의 캐릭터 사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2015년 115명이었던 넥슨 네코제의 참가자는 2018년 기준 1만 여명으로 늘어났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지면서 업체들도 캐릭터 사업의 규모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넷마블 관계자는 "넷마블스토어를 확장해나갈 계획이며 캐릭터들도 차근차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엔씨도 스푼즈 팝업스토어를 하반기 선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캐릭터 시장의 규모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웹젠이 ‘뮤’ 캐릭터를 살린 웹툰으로 판호 문제로 막혀있는 중국 진출에 성공 하면서 캐릭터 사업에 물꼬를 텃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화 상태인 국내시장과 얼어붙은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웹젠 같은 게임사의 모범 사례를 타 게임사들이 활발히 벤치마킹해서 개발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