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공감…" 레전드로 남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명대사 32선

2019-05-02 18:11

“숨겨둔 마음의 상처는 언제든 반드시 사람을 병들게 하지”

이하 SBS '괜찮아, 사랑이야'
이하 SBS '괜찮아, 사랑이야'

1.

“정말로 사랑이 저들을 구할까?”

“그럼”

“너도 사랑지상주의니? 사랑은 언제나 행복과 기쁨과 설렘과 용기만을 줄 거라고?”

“고통과 원망과 아픔과 슬픔과 절망과 불행도 주겠지. 그리고 그것들을 이겨낼 힘도 더불어 주겠지. 그 정도는 돼야 사랑이지”

“그런 건 누구한테 배웠니?”

“사랑한테 배웠지”

2.

암이다. 다리가 잘린 환자다. 그런 환자들이나 장애인들은 동정이나 위로를 받는데 정신증 환자들은 사람들이 죄다 이상하게 봐. 꼭 못 볼 벌레 보듯이. 큰 스트레스 연타 세방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게 정신증인데 자기들은 죽어도 안 걸릴 것처럼.

3.

성실하고 착한 사람은 사람한테 상처 안 줘? 천사 같은 우리 엄마도 가끔 나한테 상처 주는데.

4.

엄마의 불륜을 애가 봤다는 건 생각보다 큰 상처거든. 그때부터 해수한테는 사랑, 키스, 섹스는 배신이고 몹쓸게 된 거지. 일종의 공포증이야. 널 대할 때의 까칠함도 너가 싫어서가 아니라 아픈 상처에서 나온 방어기제야.

내가 해수에 대해서 너한테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건 진심이 아니면 해수 가지고 장난치지 말라는 거야.

5.

미친 듯이 사랑을 한 후에 차가운 남남이 된다는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다. 남자가 날 떠날 것 같으면 난 먼저 헤어지자며 구질구질한 얘기를 피한다. 그렇고 그런 연애담만 하나 늘었다. 정말 사랑했는데.

6.

이 낙타 그림이 뭔지 알아? 사막에 사는 유목민들은 밤에 낙타를 이렇게 나무에 묶어두지. 그런데 아침에 끈을 풀어, 보다시피. 그래도 낙타는 도망가지 않아. 나무에 끈이 묶인 밤을 기억하거든. 우리가 지난 상처를 기억하듯.

과거의 상처가, 트라우마가 현재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는 얘기지.

7.

“당신 정상이야?”

“뭐요?”

“저 사람이 정신분열이면, 당신은 정상이냐고”

“그렇게 믿는 게 맘 편하지 않겠어요?”

8.

만약 환자가 죽는다면, 넌 1년 동안 만나는 수천 명의 환자 중 하나를 잃는 거고, 환자의 부모는 전부를 잃는 거야.

9.

한 여자가 맞았어요. 부모·형제에게 집단으로. 이유는 단 한 가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해받기 위해.

얼굴에 피멍이 들고 다리가 부러졌는데 그 여자는 때린 그들을 이해한다며 집으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말해요. 이번에 집에 들어가면 맞다가 머리가 깨질지도 모르는데, 다리가 아니라 허리가 꺾일지도 모르는데. 괜찮다고. 부모·형제니까 맞는 게 당연하다고. 그러니 더 맞겠다고.

도망가요. 이게 의사로서의 내 처방이에요. 안 그러면 맞아 죽겠다는 당신을 나는 강제입원시킬 수밖에 없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살리는 게 의사인 내 목적이니까. 당신이 반드시 이해할 사람은 부모님보다 먼저, 자기 자신이에요.

10.

“넌 남의 상처가 재밌어? 글로 쓰게?”

“내 상처도 팔아먹고 사는데, 남의 상처쯤이야”

11.

30년을 뛰어넘고 싶었어. 환자들이 미워하던 엄마를 사랑하고, 죽이고 싶던 남편을 이해하고, 그렇게 자신들의 병을, 상처를 뛰어넘을 때 수십 년간 어두웠던 얼굴이 한순간 환한 빛처럼 빛나는 걸 보면서 과연 그 기분이 뭘까. 나도 정말 알고 싶었어, 너랑 같이.

12.

“어떤 여자가 있어. 나이는 내 또래 정도? 그런데 그림을 그리는데 성기만 그려.”

“그런데?”

“아니, 그러니까. 성기만 그린다니까?”

“그게 뭐 어때서?”

“... 이상하지 않아?”

“성기 그리는 게 뭐 나빠? 그냥 그림일 뿐인데.”

13.

우리 모두, 환자다. 감기를 앓듯 마음의 병은 수시로 온다. 그걸 인정하고 서로가 아프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그러면 세상은 지금보다 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14.

옛날에 어떤 마을에 깊고 깊은 동굴이 하나 있었어. 그 동굴은 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빛이 든 적이 없었지. 천 년의 어둠이 쌓인 깊은 동굴. 사람들은 그 어둠을 무척이나 두려워했지, 지금 너처럼. 사람들은 모두 천 년의 어둠을 걷어내기 위해 천 년의 시간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빛이 드는 건 지금처럼 한순간이야. 네가 30년 동안 사랑을 못 했다고 해도, 300일 동안 공들인 사랑이 끝났다고 해도, 괜찮다고. 사실 사랑을 느끼는 건 한순간일 테니까.

15.

장애 가졌다고 차별대우 안 할 테니, 특별대우도 바라지마.

16.

늘 너를 숨 막히게 했던 엄마는 엄마다워야 한다는 큰 편견 하나가 깨졌네? 세상에서 제일 폭력적인 말이 남자답다, 여자답다, 엄마답다, 의사답다, 학생답다 이런 말들이라고. 그냥 다 처음 살아본 인생이라서 서툰 건데, 그래서 안쓰러운 건데, 그래서 실수 좀 해도 되는 건데.

17.

더 사랑해서 약자가 되는 게 아니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약자가 되는 거야. 내가 준 걸 받으려고 하는 조바심. 나는 사랑했으므로 행복하다, 괜찮다, 그게 여유지.

18.

"니 말대로 난 이별에 길들여져 있고, 그래서 널 배신할 수도 있으니까. 너 역시 내가 싫어지면 우리가 했던 모든 약속을 뒤로하고 날 배신하고 떠날걸? 그게 당연하고"

"그럼 우린 배신자 모임이네?"

"맞아. 그래서 우린 결혼해도 서로 배신당하고, 버려지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서로에게 집중하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노력해야 할 거야. 어때. 지루할 틈이 없겠지?"

19.

우리 인간은 모두 자신이 늘 자유롭고 늘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고 착각하죠. 하지만 사실 우리를 지배하는 건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그 습관이거든요.

20.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

21.

1년 365일 밤낮으로 켜져 있는 촛불이 있다고 한다. 촛불이 켜지는 이유는 단 하나, 동굴 밖 세상의 모든 외로운 사람들을 위해서.

지금 혼자라고 외로워하는 분들. 누군가 당신을 위해 24시간 기도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억하세요. 여러분은 단 한 순간도 혼자였던 적이 없습니다.

22.

저는 그동안 남에게는 괜찮냐 안부도 묻고 잘 자란 굿나잇 인사를 수도 없이 했지만 정작 제 자신에게는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요.

여러분들도 오늘 밤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으냐'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밤도 굿나잇. 장재열.

23.

사랑은 상대를 위해 뭔가 포기하는 게 아니라 뭔가 해내는 거야. 나 때문에 네 인생의 중요한 계획을 포기하지 마. 자유로운 네 두 발로 계획한 대로 떠나.

24.

안녕하세요. 장재열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겠지만, 저는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제 병을 백 명 중 한 명이 걸리는 흔한 병이며, 불치병이 아닌 완치가 가능한 병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그 말을 믿고,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어떠한 순간에도 절대 희망을 버리지 않는 거라 믿으니까요.

25.

내가 침대가 아닌 화장실에서 자고, 엄마가 1년 365일 겨울에도 문이 열린 찬 거실에서 자고, 형이 14년 동안 감방에서 지낸 얘기 너 말고 다른 여자한테 말할 자신이 없어.

내 그런 이야기를 듣고도 싫어하고 불쌍하게 여기는 게 아니라 지금 너처럼 담담히 들을 수 있는 여자가 또 있을까? 나는 없다고 생각해. 만약 그런 여자가 또 있다면 제발 알려줘. 내가 너한테 많이 매달리지 않게.

26.

"소녀한테 남자가 있어. 기다려주는 게 맞아? 버리는 게 맞아?"

"무조건 버리는 게 맞아. 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마. 누굴 위해? 널 위해"

27.

많이 사랑한다면서, 장재열의 상처에 단 한 번도 깊게 공감하지 않은 거. 장재열이 마음 아프게 과거 이야기, 형 이야기를 할 때 내가 진짜 공감했나 의심쩍어.

'힘들었겠다' 그런 말은 했지만, 내 속 마음은 '난 그 정돈 이해해. 의사니까. 어때? 나 멋있지?'라고 잘난 척을 한 것 같아. 나랑 잘 때 장재열이 악몽 꾸는 걸 봤으면서도 '넌 강하니까, 자유로우니까, 반드시 이겨 낼 거야. 이건 네 일이지'하며 외면했던 것도 같고.

28.

해수가 다녀간 흔적 하나. 해수가 다녀간 흔적 둘. 해수가 다녀간 흔적 셋. 해수가 다녀간 흔적 넷.

강박증인 내가 니가 그리워, 니가 다녀간 흔적들을 치우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언젠가 이 모든 흔적들이 일상이 되길 바라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사랑해. 지해수.

29.

"솔직히 쪽팔린 느낌? 니가 우리 집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 일로 니가 나한테 질려버리면 어떡하나. 그렇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왜 이래? 나 매일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는 정신과 의사야. 나는 하루에도 수십 건 세상에서 벌어지는 오만가지 마음 아픈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 너희 집에도 사람이 살다 보면 벌어질 수도 있는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해"

30.

나는 이게 최선이야. 네가 그랬지, 오늘 라디오에서. 상대와 내가 다르다를 틀렸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나는 너랑 다르고 그래서 나는 이게 최선이야.

31.

숨겨둔 마음의 상처는 언제든 반드시 사람을 병들게 하지.

32.

사랑에 상처가 어디 있고 손해가 어디 있냐. 사랑은 추억이나 축복 둘 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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