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피커 시장, '갤럭시 홈' 등장에 술렁...차별화 전략 각양각색

2018-08-17 16:50

디자인 차별화로 고객 유치 나서...소비자 절반 “음성 명령 잘되지 않는다’

삼성전자의 첫 번째 AI 스피커 '갤럭시홈'이 공개되면서 국내 AI 스피커 시장이 무더위 만큼이나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통신·포털 업계에 따르면 SKT와 KT, 네이버, 카카오 등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업체들은 음성, 크기, 디자인 등에 변형을 준 차별화된 AI 스피커를 출시하며 기존 고객 유지와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SKT의 AI 스피커 'NUGU'(왼쪽),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 사진/각사
SKT의 AI 스피커 'NUGU'(왼쪽),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 사진/각사

SK텔레콤은 지난달 AI 스피커와 실내등을 결합한 ‘누구캔들’을 출시했다. 기존 기능에 조명과 알람 기능을 더해 침실에 최적화된 AI 스피커다. SKT는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의 공간 맞춤형 AI 스피커를 통해 가정 내 인공지능 통제 범위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올 3분기 내로는 비스타 워커힐 서울에 누구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9일부터 일부 객실에 우선 적용되고 있는 해당 서비스는 호텔 이용 고객들이 AI 스피커를 이용해 객실과 호텔 시설들을 쉽게 제어할 수 있게 해준다.

SKT는 내달 중으로 누구의 목소리에도 변화를 줄 예정이다. SKT는 이달 초부터 누구에 담길 새로운 목소리를 찾기 위한 '꿀 보이스 코리아'경연을 개최하고 있다. 꿀 보이스 최종 3인이 결정되는대로 SKT는 기존의 딱딱한 기계음이 아닌 편안하고 개성있는 목소리를 스피커에 담아 타사와 차별화를 이룰 예정이다.

KT는 소형 AI 스피커 출시로 1인 가구 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KT는 지난 16일 250g의 소형 AI 스피커 '기가지니 버디'를 출시 했다. 나만의 인공지능 스피커를 갖고 싶은 1인 가구를 주 소비자 층으로 잡아 가격도 기존 제품에 비해 저렴하게 선보였다.

사용성도 더 편리해졌다. 셋톱박스와 연결해 사용해야만 했던 '기가지니'와 달리 기가지니 버디는 전원선이 필요 없어 와이파이가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용 가능하다.

KT 역시 기가지니의 적용 범위를 가정 밖으로 넓혀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KT의 ‘기가지니 호텔’을 배치했다. 또한 한국어 서비스만 가능해 외국인 이용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던 기존 기기의 문제점을 보강한다. KT는 오는 10월부터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 등의 외국어 기능을 기가지니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왼쪽),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각사
네이버의 AI 스피커 '프렌즈(왼쪽), 카카오의 AI 스피커 '카카오미니'. 사진/각사

네이버는 인기 캐릭터를 AI 스피커와 결합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월부터 자사의 AI 스피커 '프렌즈'에 유니버셜 스튜디오의 인기 캐릭터인 미니언즈를 접목시켰다.

네이버 관계자는 "캐릭터 디자인을 활용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를 낯설지 않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AI 스피커에 신규 콘텐츠들을 적용해 차별화를 노렸다. 지난 14일 카카오는 자사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최근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 가상화폐, 종교, 책소개 콘텐츠 등 5개의 콘텐츠를 추가했다.

또 이미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등 자사 서비스와 카카오미니의 연동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의 친근감을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9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 중 AI 스피커 만족도
지난달 9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 중 AI 스피커 만족도

이 같은 업계의 불꽃 튀기는 경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지난달 9일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를 보면 AI 스피커 사용경험자의 이용만족률은 49%로 높지 않은 수치를 보였다.

AI 스피커에 대한 불만족 이유는 ‘음성 명령이 잘되지 않는다(50%)’, ‘자연스런 대화가 곤란하다(41%)’,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오인한다(3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음악감상, 날씨정보 안내, 블루투스 스피커 순이었다.

업체들이 각종 콘텐츠와 기능을 추가하는데에 비해 정작 소비자들은 AI 스피커를 단순 검색 용도로만 AI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럴싸한 기능과 디자인의 추가가 아닌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더 쉽고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콘텐츠의 도입과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home 김오미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