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취소 위기' 진에어, 상반기 '선방'...하반기는?

2018-08-13 13:40

기재도입 및 신규 노선 확대 보류 등 하반기 사업 계획 차질...매출 둔화 우려

사진/연합
사진/연합

LCC(저비용항공사) 시장점유율 2위의 진에어가 올 상반기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모기업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사태 여파로 인한 세간의 부정적 여론을 고려하면 꽤 선방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하반기에도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외국인 불법 등기이사 재직여파로 면허 취소 기로에 선 탓에 하반기 예정된 사업 계획 추진은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진에어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506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가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594억원과 413억원으로 각각 28%, 23% 늘었다.

인기 노선 증편, 신규 노선 신설 등 수익구조 다변화에 힘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특히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을 필두로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 사태가 불러 일으킨 사회적 공분을 감안하면 크게 선방한 셈이다.

하지만 올 하반기엔 이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달 중 가려지는 항공 면허 취소 위기가 한창 날기 바쁜 진에어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LCC 업계의 고성장세, 시장점유율 2위의 굳건한 지위가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이다.

국토부는 미국 국적자인 조현민 전 부사장이 2010~2016년 등기이사로 등재된 사실을 문제 삼고 지난 5월부터 진에어의 항공면허 취소 여부를 검토, 이달 내로 처분 여부를 발표할 방침이다.

진에어는 '항공 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 노사 전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사업 계획 설립 및 추진에 대해선 엄두도 못내고 있다. 회사 내부적으로 동력을 잃은 탓도 크지만, 생사여탈권을 국토부가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신규 노선 취항을 승인하지 않는 등 이곳 저곳에서 진에어의 숨통을 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에어는 올 하반기 3대의 항공기(B737-800 2대·B777-200ER 1대)를 도입하려 했지만 국토부의 승인 거절로 보류됐다. 때문에 이미 리스계약, 도색, 좌석개조 등을 끝낸 항공기 1대는 주기장에 방치돼 있다. 게다가 항공기 도입 실패로 이달부터 취항하려던 청주발 비정기 노선 등 신규 노선 운항 계획에 차질이 생기면서 수익성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허 취소 위기로 기재 도입과 신규 노선 취항 등 예정된 사업 계획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하반기 매출 둔화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