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등 LCC '함박웃음', 양대 항공사 위기 속 피서객 '싹쓸이'

2018-08-09 10:40

LCC, 7월 시장점유율 사상 최고점...아시아나·대한항공 '오너리스크' 영향 뚜렷

7월 국내선 LCC 업계 점유율은 59.6%로 6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단거리 국제선 역시 42.6%로 역사적 최고점을 찍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너들이 각종 갑질하는 등의 영향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사진/연합
7월 국내선 LCC 업계 점유율은 59.6%로 6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단거리 국제선 역시 42.6%로 역사적 최고점을 찍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오너들이 각종 갑질하는 등의 영향을 받은 것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사진/연합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등 대형 항공사가 잇단 오너 리스크로 뒤숭숭한 사이 LCC(저비용항공사)업계가 7월 최대 성수기를 맞아 여행객을 끌어오는데 성공했다. 경기 침체 여파로 여행에 나선 여객 수요는 예전 보다 줄었지만 LCC업계의 시장점유율은 지난 7월 기준 국내와 국제선 모두에서 최고점을 찍는 등 대형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

9일 미래에셋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제 여객 수송객수 증가율은 8.7%로 전월(14.1%) 대비 5.4%p 감소했다. 경기 침체와 날씨, 환율 문제로 피서에 나선 수요가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맞아 대목을 기대한 항공업계는 낙심한 분위기지만, 이 와중에서도 LCC 업계는 적잖은 실속을 톡톡히 챙겼다. 양대 항공사가 오너 갑질 사태로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사이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렸다.

실제로 양대 항공사의 7월 여객 수송객수 증가율을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각각 2.0%, 5.0%로 6월 대비(5.2%,9.9%) 3.2%p, 4.9%p 씩 감소했다. 6월 보단 7월이 본격적인 휴가철임을 감안할 때 7월 초 잇따라 터진 두 항공사의 오너 갑질 사태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LCC업계는 상위 항공사들의 선전 속에 사상 최고치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7월 국내선의 LCC 업계 점유율은 59.6%로 6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고 단거리 국제선 역시 42.6%로 역사적 최고점을 찍는데 성공했다.

항공사별 점유율을 살펴보면 제주항공이 10.5%로 가장 높았고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이 각각 7.7%, 5.9%로 그 뒤를 따랐다. 두 양대 항공사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여름 고객 맞이 다양한 할인 행사와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인기 노선인 인천~방콕 노선을 하루 2회에서 3회로 늘렸고 핑크퐁 캐릭터를 활용해 어린이 고객 수요를 잡는데 힘썼다. 티웨이항공은 대구에서 하바롭스크로 떠나는, 이스타항공은 부산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떠나는 하늘 길을 새로 열었다.

경기침체 여파로 공항을 찾는 피서객 수요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상대적으로 LCC 업계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항공업계의 지각변동이 빨라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대 항공사의 경우 오너 갑질 여파가 반영된 결과지만, 피서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LCC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경쟁력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양대 항공사의 부진이 장기화 될 경우 LCC 위주의 시장 재편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양대 항공사에 비해 보유한 항공기 수나, 노선 등에선 밀리지만 성장 단계에 있고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면서 항공기 구매나 노선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재무안정성도 양대 항공사에 비해 월등하다.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약 600%. 반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100%대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 운영리스여서 대형사와의 비교에는 무리가 있지만 낮은 운임 수준을 감안하면 재무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월하다 볼 수 있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모두 성장세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시가총액이 9일 현재 8599 억원 수준인데 반해 제주항공은 1조 912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을 뛰어 넘었다.

home 이승연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