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호 외무상 “미국 행동 없이 일방적 이행 절대 없을 것”

2018-08-04 19:30

"북미 합의 열쇠는 신뢰조성…조바심 도움 안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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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4일(현지시간) "북미 사이 신뢰조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쌍방의 동시적인 행동이 필수적이며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단계적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한 리 외무상은 이날 싱가포르 엑스포 컨벤션센터에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조미공동성명의 완전한 이행을 담보하는 근본 열쇠는 신뢰조성"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만일 미국이 공동성명에서 셋째와 넷째 조항만을 먼저 이행하라 하고, 우리는 첫째와 둘째 조항만을 먼저 이행할 것을 주장한다면 신뢰를 조성되기 힘들 것이며 공동성명의 이행 그 자체가 난관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간 6·12 센토사 공동성명 1항, 2항은 각각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며 3항과 4항은 비핵화와 유해송환에 대한 것이다.

리 외무상은 "신뢰조성을 선행시키며 공동성명의 모든 조항들을 균형적으로, 동시적으로, 단계적으로 이행해나가는 새로운 방식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하게 현실적인 방도라고 우리는 믿고 있다"며 "미국이 우리로 하여금 마음을 놓고 가까이 다가설 수 있게 해줄 때 우리 역시 미국에 마음을 열고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 구축을 위한 미국의 선의 조치가 먼저 있어야 비핵화 이행에 나설수 있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특히 "우리는 이미 미국이 건설적인 방안을 가지고 나온다면 그에 상응하게 무엇인가를 해줄 생각도 하고 있었지만, 미국이 우리의 우려를 가셔줄 확고한 용의를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우리만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신과 적대의 오랜 역사를 볼 때 신뢰를 조성하고 조선반도에 평화를 확고히 정착시키는 과정은 시간과 품이 많이 드는 긴 여정이 되지 않을 수 없다"며 비핵화 프로세스의 장기전을 예고했다.

리 외무상은 또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 내에서 수뇌부의 의도와 달리 낡은 것으로 되돌아가려는 시도들이 짓궂게 계속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서는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한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문제에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바심은 결코 신뢰조성에 도움이 되지않으며 특히 일방적인 요구에만 매여달리는 것은 신뢰가 아니라 반대로 불신만을 되살리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외무상은 국제사회에 대해서도 북한이 그간 취한 선제 조치들에 대한 화답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대북 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국제사회는 응당 우리가 비핵화를 위하여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한반도의 평화보장과 경제발전을 추동하는 건설적인 조치들로 화답해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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