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화역 시위' 주최 단체에서 퇴출된 여성들이 폭로한 내용

2018-07-09 21:00

이들은 혜화역 시위 총 책임자인 '총대'와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일 혜화역 시위 풍경 / 뉴스1
지난 7일 혜화역 시위 풍경 / 뉴스1

혜화역 시위를 주최한 '불편한 용기' 일부 운영진이 '남자 어린이'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불편한 용기'에서 활동하다 3차 시위 준비과정에서 의견 차이로 퇴출된 이들은 9일 에버노트에 입장문을 올렸다.

이들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불편한 용기'의 퇴출된 대외팀 스태프들이 드리는 입장문"에서 '불편한 용기' 일부 운영진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남자 어린이를 비하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불편한 용기'는 여성들로 이뤄져 있고 이곳 대외팀은 언론과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 '불편한 용기'의 퇴출된 대외팀 스탭들이 드리는 입장문

이들은 "전체방에서 시위 참여자 연령과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화하기 위해 외부 카페(맘 카페, 여초 카페 등)에 홍보하자는 안건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자 어린 남아를 동반하고 시위에 참여하는 엄마들에 대한 우려가 나왔으며 엄마와 영유아들을 시위 현장에 들여보낼지에 대한 논쟁이 생겨났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운영진이 남자 영유아에 대해 '한남유충', '유치원생만 되도 성범죄 일으킨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격론 끝에 결국 아이를 동반한 여성은 혜화역 시위 참여를 권유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들은 혜화역 시위 총 책임자인 '총대'와 갈등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외팀을 운영하면서 총대님과 여러 번 마찰이 있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시위 운영이 수평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꼈으며 언제든지 총대 및 일부 관리팀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해 스태프 규정이 추가되거나 특정 팀원이 퇴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지난 7일 서울 혜화역 인근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3차 규탄 시위'가 열렸다. 이날 참가자들은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촉구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문재인 재기해" 등 격앙된 구호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달을 피묻은 식칼로 가리키면” 혜화역 시위에 김어준 '작심 발언' (전문)

김어준 씨는 9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오프닝 멘트에서 혜화역 시위를 언급했다.

김어준 씨는 "사회적 약자는 연대로 싸우고 시위의 언어는 격렬하다. 그래서 혹자는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본다고도 하고. 또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김어준 씨는 "하지만 달을 피 묻은 식칼로 가리키면 식칼을 먼저 보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할 자유를 말하는 게 아니"라고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