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혜화역 '몰카 편파수사' 항의 3번째 시위…3만 명 넘을까

2018-07-06 13:00

참석인원 1만2천→2만2천 갈수록 커져…최대 '여성집회' 신기록 행진

이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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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불편한 용기가 세상을 바꾼다'

불법촬영(몰카) 사건을 성별 구분 없이 엄정하게 수사해 여성 안전을 보장하라고 촉구하는 여성들의 세 번째 집회가 7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혜화역 근처에서 열린다.

이 집회는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가 피해자 동료인 여성 모델인 것으로 확인되고 이 여성이 구속되면서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선다'는 주장과 함께 처음 기획됐다.

당초 이들은 별다른 조직을 갖추지 않고 인터넷 카페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참가 희망자를 모았다. 이후 카페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주최 측 명칭을 '불편한 용기'로 정하고 홍보물을 만들어 공유하는 등 점차 조직력을 갖춰가고 있다.

집회에서도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흡연하려면 진행요원에게 도움을 구하라'거나 '언론사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말라'는 등 유의사항을 전하며 질서 잡힌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이번 시위를 "국가가 여성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여성들의 외침"이라고 규정했다. 또 "국민의 반인 여성들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여성도 대한민국의 민주 시민임을 외치는 시위"라고 강조했다.

앞선 두 차례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저항의 뜻에서 붉은 옷을 입고 신상 노출을 막기 위해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린 채 "남자만 국민이냐 여자도 국민이다", "동일범죄 저질러도 남자만 무죄판결" 등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오프라인에서의 집회뿐 아니라 인터넷 공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지난 5일 포털 사이트에서 '혜화역 시위'를 반복해서 검색하는 이른바 '실검(실시간 검색어) 총공'을 벌인 데 이어 6일 오후 7시에는 트위터에서 '#혜화역_시위'라는 해시태그를 반복 게재하는 '트위터 총공'을 할 예정이다.

불편한 용기 트위터=연합뉴스
불편한 용기 트위터=연합뉴스

최근 두 번의 집회는 여성의 인권이라는 단일 의제로 가장 많은 이들이 모였다. 특히 첫 집회보다 두 번째에 참가자가 더 많아져 앞으로 추이가 주목된다.

집회를 주최하는 '불편한 용기'는 경찰에 낸 집회 신고서에서 7일에 총 3만 명이 참가할 것이라고 썼지만,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인원이 참가해온 점을 고려하면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주최 측은 지난 5월 19일 첫 집회에 2000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경찰에 신고했으나 1만 2000여 명이 모였고, 지난달 9일 두 번째 집회 때도 1만 명을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2만 2000명이 운집했다고 밝혔다. 경찰 추산으로도 첫 집회에 1만 명, 두 번째에 1만 5000 명이 참가했다.

경찰은 첫 집회 때 500∼700명으로 집회 인원을 예상했다가 집회 관리에 차질을 빚었고, 이를 경험 삼아 두 번째 집회에 1만 명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으나 역시 실제 인원에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찰도 이번 집회에 지난 집회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석할 것으로 보고 질서 유지와 교통 혼잡에 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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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를 둘러싼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주최 측이 참가 자격을 '생물학적 여성'으로 제한하고 공개된 장소에서 집회하면서도 참가자 촬영을 반대하는 점을 지적하며 폐쇄적이라고 비판한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삭발식을 두고 과격하다고 지적하거나 참가자 외모를 비하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도 잇따랐다.

반면 수만 명이 같은 목소리를 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만으로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여성들이 느끼는 공포와 분노의 정도를 보여준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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