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심판 마음대로 한다” 편파판정에서 오심 사태까지 VAR 시스템 논란 (영상)

2018-06-21 14:20

사커 아메리카는 “결국 주심의 주관대로 판정한다. 느린 화면으로 봐서 더 엄격하게 판단한다”고 지적했다

FIFA 공식 홈페이지
FIFA 공식 홈페이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도입된 VAR(Video Assistant Referee·영상보조심판제도)에 대해 '편파판정의 온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20일(이하 한국 시각) 스포츠 매체 ESPN은 "FIFA의 바람과 달리 VAR 시스템이 문제점을 드러냈다. 일관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모로코와 포르투갈의 B조 경기서 페페(Pepe·베식타스) 선수 핸들링 반칙을 심판이 불지 않자 VAR 시스템 효용성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후반 34분쯤, 모로코가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올렸을 때 공이 포르투갈 수비수 페페의 팔에 맞는 듯한 동작이 나왔다. 주심 마크 가이거는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경기 직후, ESPN을 비롯해 BBC 등 많은 언론에서 해당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ESPN

14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축구 뉴스 '사커 아메리카(Soccer America)'는 "FIFA가 월드컵에서 VAR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그 결정 자체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VAR은 매우 복잡하고 방대한 절차다. 인간이 판단하지 못한 '명백하고 반박 불가능한 오류'에 대해 다시 인간의 눈으로 분석해야 하는 고질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시스템이 갖는 근본적인 문제점에 관해 언급했다.

피파에서 설명한 비디오 운영실 내부 구성 / 유튜브 'FIFATV'
피파에서 설명한 비디오 운영실 내부 구성 / 유튜브 'FIFATV'

해당 시스템 도입으로 주부심과 대기심 등 기존에 경기장에 있는 4명을 포함해 비디오 운영실(VOR)에 VAR 주심, 보조심판(AVARs) 3명, 재생운영자(Ros) 4명, 피파 직원 등 9명이 추가로 투입됐다.

피파는 제도 자체의 문제점이 너무 크고 인력 낭비까지 심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미국 디지털 뉴스 '인버스(Inverse)'는 벨기에 루벤 대학 연구를 인용해 "(VAR은) 판정을 불필요할 정도로 가혹하게 만든다.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할 사항을 느리게 보면 엄격해진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독일 출신 물리학자 요아킴 스파츠(Joachim Spatz)와 인터뷰하면서 "주심은 문제 장면을 느린 화면으로 본다. 공격수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판정이 내려지기도 한다"고 경고했다.

스파츠 박사는 "화면을 느리게 볼수록 심판이 편견에 사로잡혀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다.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판정 실수를 줄였다"고 언급했다.

유튜브, FIFATV

일부 축구팬들은 심판이 선택적으로 VAR 판정을 활용하는 점을 지적했다. 주심은 부심과 의논하고 스스로 판단해 VAR을 판독한다.

선수들이 명백한 반칙 상황에서 항의하더라도 심판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영상 판정을 하지 않는다. 이번 월드컵서 VAR로 페널티킥이 인정되거나 득점이 실패된 것은 3회다.

프랑스-호주, 한국-스웨덴, 스페인-이란 경기로 세 경기 모두 전력이 약한 팀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다. 상대적으로 약팀에게 더 엄격하게 판결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프랑스와 호주 경기에서 VAR 판독 이후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주심 / FIFA 공식 홈페이지
프랑스와 호주 경기에서 VAR 판독 이후 페널티킥을 선언하는 주심 / FIFA 공식 홈페이지

판정에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도 많다. 브라질과 스위스, 잉글랜드와 튀니지 경기에서는 부상을 당할 수 있을 정도의 반칙에도 심판이 "VAR 판정이 필요 없다"고 선언해 논란이 일어났다.

해당 제도에 문제점이 많지만 FIFA는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4일 개막전이 끝나고 피파는 "제도는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심판이 잡지 못하는 장면까지 판단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

home 변준수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