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탄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8편

2018-05-21 01:40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제작한 작품을 모아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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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은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55) 감독에게 돌아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지난 1995년 영화 '환상의 빛'을 통해 데뷔했다.

영화감독이 되기 전 다큐멘터리와 TV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PD로 활동했다. 그는 다양한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며 이름을 알렸다.

영화감독으로 입지를 굳히면서 '가족'이라는 소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가족'이 갖는 여러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한다.

대표적인 친한(親韓) 감독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많은 팬이 있다.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빠짐없이 우리나라를 찾으며 평소 한국 영화를 즐겨본다고 밝혔다.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제작한 작품을 모아봤다.

1. 일본인이 되고 싶었다

이 작품은 일본 후지TV에서 기획한 시리즈 '재일 한국인을 생각하다' 중 한 편이다. 1985년 외국인등록법 위반 용의로 체포된 재일 한국인 남성. 그는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진짜 국적을 숨긴 채 살아왔다.

보석으로 풀려난 뒤 실종된 남성의 반생을 따라가며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그렸다.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일본 내에서 차별받는 재일 한국인에 대해 주목했다는 점에서 선정했다.

2. 환상의 빛

유튜브, southern all films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영화 데뷔작이다. 히로카즈 감독은 32살에 찍은 이 데뷔작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촬영상을 탔다.

할머니의 죽음과 남편의 자살을 가슴에 묻고 살던 한 여인이 재혼 후 전남편의 기억에 괴로워한다.

영화 바닥에선 초짜였던 히로카즈 감독은 콘티 300장을 일일이 그려가며 촬영했다고 밝혔다. 제작비가 부족해 난항을 겪었지만 다행히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입소문을 탔다.

한국에는 2016년에서야 정식 개봉했다.

3. 원더풀 라이프

유튜브, YES24 MOVIE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7일간 중간계인 림보에 머물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기억을 고른다. 림보 직원들은 소중한 기억을 영화로 만들어 상영회를 열고 이들을 영원으로 인도한다.

'환상의 빛' 이후 두 번째로 제작한 영화다. 낭트 3대륙 영화제 그랑프리 외에 여러 상을 수상했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찍을 당시 첫 영화인 '환상의 빛'에서 부족했던 점을 반성하며 촬영에 임했다고 말했다.

감독은 '원더풀 라이프' 주제인 '사람에게 추억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실질적인 답을 얻고 싶어 했다. 사람들이 일생에서 딱 하나 고를만한 소중한 추억에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600명을 인터뷰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적인 구성으로 개봉 당시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후에 토론토 영화제 등 월드 프리미어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4. 아무도 모른다

유튜브, YEAH! GO!

1988년 도쿄에서 실제로 일어난 '네 아이 방치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작품이다. 각기 아버지가 다른 4남매가 집 나간 엄마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영화에서 장남 아키라 역을 맡았던 야기야 유라(柳樂優彌)는 57회 칸 영화제에서 역대 최연소이자 일본 최초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촬영 전 히로카즈 감독은 장남 역을 찾지 못해 고심했다고 한다. 히로카즈 감독은 야기야 유라 사진만 보고 날카로운 눈에 매혹돼 그를 만났다.

그는 소년을 만나자마자 '이 아이다'라는 생각에 오디션도 보지 않고 발탁했다고 했다.

5. 공기인형

유튜브, hyunyi

2000년에 출간된 만화 '고다 철학당 공기인형'이 원작이다.

인간의 마음을 갖게 된 공기인형 노조미는 비디오 가게 점원 준이치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사랑을 꿈꾸는 인형 노조미는 상처로 공기가 빠지면서 준이치 앞에서 정체를 들키게 된다.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 씨가 공기인형 노조미 역할을 맡았다. 히로카즈 감독은 배두나 씨 연기를 극찬했다.

감독이 전한 배두나 씨 관련 일화는 꽤 여러 가지다. 어느 날 감독은 촬영 전 대본을 읽고 눈물을 흘리는 배두나 씨를 보고 깜짝 놀랐다.

무슨 일이냐고 묻자 메이크업 담당자는 "인형 역이라 촬영 중에는 못 우니 지금 울어서 감정을 만들어 둔다고 했다"라고 알렸다. 배두나 씨는 촬영 전 매번 그렇게 했고 촬영 때도 NG를 딱 두 번 냈는데 감정을 참지 못해 눈물을 흘려서 난 NG였다고 전해진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 영화를 동화 '인어공주'와 '오즈의 마법사'에 빗댔다.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이 되는 모습과 결핍을 가진 존재들이 그것을 채우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는 설정을 유사점으로 들었다.

6.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유튜브, 필미

고레에다 히로카즈 대표작으로 꼽힐 만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산부인과 실수로 두 가정의 아이가 바뀌게 된다. 아버지들은 이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다. '혈연'과 '함께 지내온 시간' 중 어떤 것이 더 소중한지 물음을 던져준다. 아들이 아닌 아버지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

7. 바닷마을 다이어리

유튜브, DASOM LEE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살고 있는 세 자매가 15년 전 집 떠난 아버지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이복 여동생을 보고 마음이 쓰인 자매들은 소녀에게 함께 살자고 제안한다.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했다. 따뜻한 시선으로 가족을 그렸다고 평가받는다.

8. 만비키 가족

유튜브, ext_channel

절도 가족이란 뜻의 '만비키 가족(万引き家族)'은 71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히레카즈 감독은 심사위원상, 남우주연상에 이어 황금종려상까지 타게 됐다.

물건을 훔치는 게 생활이 된 가족이 어느 날 빈집에 홀로 버려진 소녀를 가족으로 맞으며 겪는 우여곡절을 그렸다.

home 박송이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