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 회장 “못하는 놈한테 신경 덜 쓰는 건 당연지사”

2018-05-01 12:50

“연맹이 크게 잘못한 게 없음에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유튜브, MBC Sports+

대한빙상경기연맹 김상항 회장이 지난달 말 빙상연맹 이사회에서 한 발언 내용을 1일 엠스플뉴스가 단독 보도했다.

지난달 20일 김상항 회장이 주재한 빙상연맹 이사회에서 김 회장은 자신의 엘리트 중심 스포츠관을 펼쳐 보인다. 이사회는 김상항 회장과 이사들이 참석하는 빙상연맹 최고 의결기구다.

엠스플이 공개한 회의 녹취 영상에 따르면, 김 회장은 “메달이 필요 없다? 공정한 경기가 중요하다? 지금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다. 그럼 왜 우리가 메달을 따기 위해 선수들을 지원하고 엘리트를 키워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 회장은 “쉽게 얘기해서 애들 5명이 있으면 공부 잘하는 애한테 공부를 더 잘 시켜서 요놈을 더 크게 잘되게 만드는 거지. 제일 못하는 놈한테는 공부하라고 신경 덜 쓰지 않느냐. 당연지사 아닌가. 선수들 키우면 선수들 성적 잘 내는 게 최우선 목표 아닌가"라고 했다.

김상항 회장은 삼성 출신이다. 1978년 삼성건설에 입사해 삼성전자 재무팀과 전략지원팀 부사장을 거쳐 삼성 사회공헌위원회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6년 ISU(국제빙상연맹) 집행위원으로 당선된 김재열 전 회장의 뒤를 이어 빙상연맹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 회장은 지난 1월 노선영 선수 관련 논란이 빚어졌을 때 "노선영 선수에게 관련 규정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해 선수가 올림픽 출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점, 이 자리를 빌려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고 했었다.

당시 김 회장은 "금번 발생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약속드리며 후속조치로 연맹 쇄신 방안을 마련해 평창올림픽을 마무리한 후 이른 시일 내에 시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빙상 개혁'을 위해 소집된 이날 이사회에선 빙상연맹이 올림픽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냈는데, 비난을 받다니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주조를 이뤘다고 한다.

윤모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이사는 “스피드스케이팅 종목이 올림픽이나 각종 국제대회에서 이번 시즌처럼 좋은 성적을 거둔 적이 없다"면서 “저흰 정말 나쁜 짓 한 거 없다. 연맹 차원에서 변호사들을 산다거나, 그래서 그분들을 통해서라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지, 빙상연맹이 맨날 이렇게 ‘아, 나쁜 단체구나’ 란 생각이 들게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빙상연맹 정모 감사는 “연맹이 크게 잘못한 게 없음에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사실이 왜곡되기도 하고, 굉장히 괴로운 부분을 당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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