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서 날아든 쇳덩어리에 운전자 사망...유족 “책임 물어야”

2018-04-11 16:10

당시 맞은 편 차선을 지나던 관광버스 기사가 가해자로 붙잡혔다.

유튜브, SBS 뉴스

지난 1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날아든 판스프링에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수사 두 달 만에 경찰은 맞은 편 차선을 달리던 버스기사를 가해자로 붙잡았다.

지난 10일 SBS '8뉴스'는 해당 사고가 일어날 당시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사고는 지난 1월 25일 저녁, 중부고속도로 이천방면 호법나들목 부근에서 일어났다. 1차로로 달리던 승용차 앞유리에 갑자기 쇳덩어리가 날아들어 운전자는 즉사했고, 차는 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멈춰 섰다.

블랙박스 영상에는 앞유리가 깨지며 차가 흔들리는 모습과 함께 조수석에 탔던 여성이 "자기야 차 세워"라며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담겼다.

날아든 쇳덩어리는 길이 40cm에 무게 2.5kg에 달하는 판스프링이었다. 보통 충격 완화를 위해 화물차 바퀴 부근에 달려 있는 철판 일부다. 이 사고로 운전자 A(37) 씨가 사망했고 동승한 2명은 크게 다쳤다.

사망한 A씨는 결혼식을 앞두고 있던 예비신랑이었다.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예비신부 B씨는 위키트리와 인터뷰에서 "너무 놀라고 경황이 없어서 목에 박혀 있던 걸 못 봤다. 남편에게 차 세우라고 했는데 아무 반응이 없더라. 뒷자석에 있던 지인이 안전벨트를 풀고 기어 와서 브레이크를 잡아 세웠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맞은 편 차선을 지나던 버스가 차선에 있던 판스프링을 밟아 튕기는 바람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고 해당 관광버스 기사를 붙잡았다. 경찰은 당시 관광버스 승객들로부터 "'쿵'하는 충격을 느꼈다"는 진술을 받았다.

하지만 버스기사에게 고의성이 없어 실질적인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도 판스프링이 정확히 언제 떨어졌는지 알 수 없어 관리 소홀 책임을 묻기 힘들다.

B씨는 "남편이 너무 억울하게 죽었다. 댓글 중에는 '재수가 없었다'는 말도 있는데 그걸 보면 마음이 아프다. 사실 어느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사건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B씨는 목격자를 찾으며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D) 때문에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잔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고 그냥 꿈이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옆에 없는 게 가장 힘들다"라고 호소했다.

B씨 제공
B씨 제공

B씨는 "남편의 일로 가해자가 처벌되거나 뭔가 법이라든지 대응책이 마련돼야 한다. 안전하지 않은 국가에서 어떻게 살 수 있겠냐"라고 주장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