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영 선수가 '그알'에 밝힌 '왕따 경기' 내막

2018-04-08 14:20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빙상연맹과 그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전명규 교수를 조명했다.

이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이하 SBS '그것이 알고 싶다'

7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빙상연맹과 그 권력의 중심에 있다는 전명규 한체대 교수를 조명했다. 방송 이후 빙상 연맹과 전명규 교수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했다.

이날 밤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겨울왕국 그늘-논란의 빙상연맹' 편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중 문제가 됐던 왕따 경기의 실체에 대해 보도했다.

'그알'은 '절대 권력' 전명규 교수를 문제의 핵심으로 주목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빙상연맹 관계자와 전·현직 선수들은 전명규에게 잘못 보이면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한다고 증언했다. 전명규 체제 최대 수혜자는 '매스스타트 황제' 이승훈 선수라고 그알은 전했다.

"이분이 해외 경기를 가면 ISU 임원들이 찾아와서 인사를 한다. 그만큼 감독으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승훈 선수가 지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매스스타트 정상에 오른 것은 전명규 교수 외압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유명 선수는 경기 전, 전명규 교수에게 불려가 “이승훈이 4관왕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니 너희가 체력적인 부분에서 도와줘야한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왕따 논란'이 일었던 노선영 선수와 고 노진규 선수에 대한 의혹도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노선영 선수 어머니는 "아들 진규가 아픈 걸 알았을 때 수술을 먼저 했어야 하는데 전명규가 말렸다"라며 "전명규 교수가 당시 올림픽을 앞두고 수술은 안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 추월 준준결승 경기에서 노선영 선수는 박지우, 김보름 선수에게 뒤떨어져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경기는 국민적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노선영 선수는 “(김보름 선수) 인터뷰 내용 자체가 제가 못 따라가서 못 탔다는 식으로 들렸다. 나만 몰랐던 어떤 작전이 있었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 선수는 "제가 말을 안 할수록 제가 이상한 사람이 돼 가더라. 지금 말 안하면 이렇게 끝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노 선수는 문제의 ‘왕따’ 경기에 대해 "(경기를 마친 후)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웠다. 어렵게 나간 올림픽에서 그런 경기를 했다는 게 너무 허무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경기 당일 저녁, 백철기 감독은 노선영 선수에게 기자회견에 나오라고 전화를 걸었다. 이에 “제가 나가서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되물었다고 했다. 결국 노 선수는 “몸이 좋지 않아 못 나가겠다”고 거부했다.

당시 백 감독은 경기 전날 노선영 선수가 자신이 3번 주자로 달리는 게 낫다고 했다며, 그걸 반영했을 뿐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었다.

하지만 노선영 선수는 방송에서 자신이 먼저 나서서 3번 주자를 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경기 당일 팀에서 자신이 3번을 택하길 바라는 것 같아 그렇게 했다고 했다.

"다 그렇게 원하는데 제가 거부하는 건 아닌 것 같았다. 나머지 두 선수가 원했고, 감독도 재차 물어봤다. 내가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실제로 제작진은 경기 전날 연습 영상을 입수했다. 노선영 선수의 말대로였다. 노 선수는 마지막 2바퀴 전 3번이 아닌, 2번으로 자리를 바꿨다.

노선영 선수는 올림픽 열리기 전 빙상연맹 차별을 폭로했었다. 이 때문에 빙상연맹은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노 선수는 "나는 이미 찍혀 있는 상황이었다. 다시 들어간 그 첫 날, 나는 투명 인간이었다"라고 밝혔다.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감독을 맡았던 네덜란드 출신 에릭 바우만 감독의 증언도 이어졌다. 그는 “마피아 같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전명규 중심으로 간다. 제 방식으로 선수 훈련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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