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하네케 감독 “미투 운동은 남혐 청교도주의”

2018-02-12 07:50

“마녀사냥은 중세에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화 '하얀리본', '아무르' 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화감독 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 감독이 '미투(#MeToo)' 운동을 "마녀 사냥"이라고 비판했다.

하네케 감독은 지난 9일 오스트리아 유력일간지 쿠리에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투 운동'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을 받았다.

하네케 감독은 "당연히 어떤 형태의 강간이나 강제적 행위는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거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하지만 현재 번지고 있는 이 히스테리는 혐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20, 30년 전 사건들에 대한 공격 중 많은 것들이 성폭력과는 별로 관계가 없는 것들"이라고 했다.

하네케 감독은 "미투 운동에 대해 싫은 점은 성찰이 결여된 악의, 팩트에 기반하지 않은 맹목적인 분노 때문"이라며 "범죄를 저질렀는지 확인이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많은 사람의 삶과 경력을 파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남성 혐오적 청교도주의가 걱정스럽다"며 "(한쪽에선 청교도주의적인 데 반해) 반대쪽에선 포르노와 온갖 변태적인 걸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심지어 아이들도"라고 비판했다.

하네케 감독은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감각의 제국' 같이 섹슈얼리티를 깊고도 심오하게 다루는 영화는 더 이상 나오기 힘들 것이다. 돈을 대는 곳에서 더 이상 그런 걸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현재 새로운 중세 시대에 살고 있나? 다시 한번 말하지만, 미투운동은 성폭력이 비난받고 처벌받아야한다는 사실과는 관계 없이 번지고 있다. 마녀사냥은 중세에 남겨둬야 한다"고 했다.

하네케 감독은 "이 인터뷰를 인터넷에서 본 뒤 어떤 말이 나올지 상상이 된다. 하네케, 남자 쇼비니스트 돼지 (Haneke, the male chauvinist pig)"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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