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유기' 박홍균 PD 일화

2017-12-28 15:30

박홍균 PD 미니시리즈 입봉작인 MBC 드라마 '늑대'는 주연배우들이 다쳐 방송 3회 만에 조기 종영했다.

박홍균 PD / 뉴스1
박홍균 PD / 뉴스1

최악의 방송사고를 낸 tvN 드라마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세트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연출을 맡은 박홍균 PD와 관련된 일화가 재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박홍균 PD는 '박볼트'로 불린다. '박볼트'는 박 PD 이름과 조앤 롤링 소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악당 '볼드모트'를 합친 말이다. 박홍균 PD 제작 스타일이 까다롭기로 악명이 높아 생긴 별명이다.

박홍균 PD 미니시리즈 입봉작인 MBC 드라마 '늑대'는 주연배우들이 다쳐 방송 3회 만에 조기 종영했다. 당시 주연 배우 에릭(문정혁)과 한지민 씨는 스턴트 차량에 치여 입원했다. 돌진하는 스턴트 차량과 사인이 맞지 않아 실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홍균 PD와 함께 작업했던 배우들은 잠도 자지 못하며 '살인적은 스케줄'을 견뎠다고 토로했다. 박 PD가 연출을 맡았던 MBC 드라마 '뉴하트' 주연 배우 지성(곽태근)은 지난 2011년 TV리포트와 인터뷰에서 "'뉴하트' 할 때도 나는 30일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

지성은 "그때는 수술신이 많았는데 방송에는 2~3분 나오는 수술신 하나를 24시간 찍었다. 두 회분 중에 수술신이 2, 3 장면 나오니까 3일을 그렇게 날리는 거다"라며 "그러면 나머지 시간 동안 모든 것을 찍어야 하는데 당연히 못 자게 된다. 방송이 펑크 나게 생겼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나. 상상이 안 가겠지만 정말 그렇게 된다"고 토로했다.

MBC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 역을 맡았던 고현정 씨는 2009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행군'을 했다고 밝혔다. 고현정 씨는 "저를 비롯한 연기자들이 화장실도 없는 산속에서 새벽 4~5시에 집합해서도 마냥 기다리거나 며칠 밤을 꼬박 새우는 강행군을 했다"고 말했다. 고현정 씨는 "세트장이 더럽고 식사가 부실하고 같은 장면을 하염없이 반복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주인공 공효진 씨도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살인적인 스케줄로 같이 밤새우고 힘들고 노력하고 견뎌냈던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화유기' 주인공 이승기 씨도 제작발표회에서 "제가 겪었던 현장 중에 가장 힘든 현장이었다. 판타지물이라 CG도 많아서 체력적인 부분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방송업계 관계자들은 "터질 게 터졌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tvN이 시청률 경쟁을 위해 90분까지 편성을 늘리면서 무리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tvN 드라마 '화유기'
tvN 드라마 '화유기'

앞서 지난 24일 '화유기'는 역대 최악의 방송사고를 냈다. 스턴트 배우들이 매달려 있는 와이어 줄이 고스란히 노출되더니 60초로 예정된 중간 광고가 끝없이 이어졌다. 결국 '화유기' 2회는 엔딩 장면도 없이 종료됐다.

'화유기' 촬영 현장에서 세트 작업을 하던 스태프가 추락해 하반신이 마비된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home 박수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