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트리 선정 2017년 청소년 10대 이슈

2017-12-22 15:10

7. 부산/강릉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

올 한 해도 위키트리에선 청소년 관련 기사들이 많이 읽히고 또 주목을 받았다. 대학 입시, 학교 폭력, 아이돌, 유튜버, 청소년 인권, 양성 평등, 급식 등에 관한 이야기였다.

2017년 독자들 관심을 끈 청소년 이슈를 정리했다.

1. '프로듀스101' 인기

이하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SNS
이하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SNS

올 한 해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지난 6월 16일 종영한 Mnet '프로듀스101' 시즌2다.

'프로듀스101'은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 101명이 모여 경쟁하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최종 11인만이 아이돌로 데뷔할 수 있다. 시청자는 '국민 프로듀서' 자격으로 연습생을 뽑는다.

내 손으로 아이돌을 만든다는 믿음 때문일까. '프로듀스101' 시즌2는 최종회 시청률이 5.2%나 나올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콘텐츠 영향력 지표는 10주 내내 1위였다. "나야 나", "내 마음속에 저장" 등 프로그램에서 나온 말들은 상반기 최고 유행어가 됐다.

네이버TV, Mnet '프로듀스101'

또래 청소년들이 TV에 나와 남과 경쟁하는 모습에 동질감을 느끼는 청소년이 많았다. 특정 연습생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이 합심해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청소년은 '프로듀스101' 최종 선발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자기가 지지하는 연습생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처음으로 다른 연습생에게 악플을 달아봤다"라고 고백한 청소년도 있었다.

한 문화평론가는 지난 6월 위키트리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 사회는 상층부로 가는 사다리가 막힌 상황이다. 젊은 사람 입장에서는 '프듀' 정도가 유일하게 열린 사다리로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팬은 자기가 좋아하는 연습생을 또 다른 자아로 상정하고 만족을 느낀다"라고 설명했다.

2. '고등학생 성폭행 예고' 일간베스트 회원 글

익명제보 경찰분들 다녀가셨다고 해요!

선화예고 뉴스피드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2월 1일 수요일

지난 2월 2일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에 한 30대 남성 사용자 글이 올라왔다. 그는 "(내가) 빚만 1억이 넘고 인생이 재미가 없다"라며 "좋은 자동차를 빌렸는데 꿈을 실현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선화예고 정문까지 자동차를 끌고 가 마음에 드는 아이를 납치해 태운 다음 (성폭행) 하겠다"라고 썼다.

해당 게시글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선화예고'는 각종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학교 측은 상황을 파악한 후 건물을 임시 폐쇄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도 조사에 착수했다.

2월 3일 광진경찰서는 해당 게시글을 올린 남성이 붙잡혔다고 밝혔다.

지난 4월 6일 서울동부지법은 해당 남성에게 협박과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홍 씨가 뉘우치고 있더라도 여성, 특히 어린 여자 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게시한 점이 좋지 않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이 사회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컸는지 (가해자가) 알고 있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3. 청소년 선거권 논쟁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세상에 알려졌다. 전국에서 박근혜(65) 당시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그 중심에 청소년이 있었다. 많은 중고등학생과 탈학교 청소년이 광장으로 향했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지난 3월 10일 이정미(55) 당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9일 장미 대선이 치러졌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 선거권 문제가 상반기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촛불집회 주역이던 청소년들이 "우리도 투표하게 해달라"라고 주장했다.

'청소년이 직접 뽑는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운동 본부도 생겼다. 이들은 5월 9일 성인과 마찬가지로 대선 모의 투표를 시행했다.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 6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지난 11월 서울시는 만19세인 공직선거권 연령을 만18세로 낮추도록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61) 서울시장은 "지난 촛불시위는 청소년들 역량을 이해할 수 있던 기회였다"라며 "청소년이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기회를 서울시가 열겠다"라고 말했다.

지난 14일에는 청소년들이 직접 헌법 소원을 제기했다. 이날 참여연대와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19세 이상에게 선거권을 주는 공직선거법을 비판했다. 이들은 "청소년은 교육 정책과 입시 제도 등 다양한 정책 이해당사자다"라며 "청소년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4. 청탁금지법 도입 후 첫 스승의 날

지난해 7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합헌결정을 내렸다. 해당 법률은 지난해 9월 28일부터 효력이 적용됐다.

지난 5월 15일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스승의 날이었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스승의 날 선물은 학생 대표가 선생님에게 공개적인 자리에서 주는 카네이션이나 꽃만 허용된다. 대표가 아닌 학생이 비공개적인 장소에서 선물을 건네면 불법이다. 학생들 돈을 각출해 선생님을 위해 케이크를 살 수도 없다.

지난 5월 16일 위키트리는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스승의 날을 보낸 학생과 교사를 인터뷰했다. 많은 학교가 스승의 날을 조용히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소재 중학생 정모 양은 위키트리에 "학생들이 스승의 날을 위해 돈을 모아봤자 천 원, 이천 원 정도다. 이 정도 금액은 큰 부담도 아니고 음식을 준비해도 거의 학생들이 먹는다. 이게 뭐라고 법으로 금지하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인천에서 중학생을 가르치는 박 모 교사는 "부정청탁법이 마치 교사를 비싼 선물을 받지 못해 혈안이 된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라고 털어놓았다.

청탁금지법을 반기는 입장도 있다. 일부 학부모는 스승의 날 선물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 홀가분하다는 심경을 전했다.

5. "급식이 학교를 만든다" 세경고 급식

네이버TV '위키급식단'

급식 하나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가 된 학교가 있다. 경기도 파주시 세경고등학교다.

세경고 김민지(27) 영양사는 본인 SNS에 급식 사진을 올려왔다. 탄두리치킨, 수제마늘계란빵 등 고급 메뉴가 급식에 자주 등장했다. 김민지 영양사 SNS는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김민지 영양사는 위키트리에 "아이들이 급식실에 올 때 한 번이라도 더 웃고, 졸업 후에는 좋은 추억이 남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식단을 준비한다"라고 답했다.

위키트리
위키트리

6. 급식체 유행

'급식체'는 10대가 자주 사용하는 문체라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다. 10대 대부분이 학교 급식을 먹기 때문에 만들어진 이름이다. '~하는 각', 'ㅇㄱㄹㅇ(이거 레알)', 'ㅂㅂㅂㄱ(반박 불가)', 'ㅇㅈ(인정)' 등이 대표적이다.

유튜버 장삐쭈(장진수·26)는 급식체를 잘 쓴다는 이유로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 '장삐쭈'

7. 부산/강릉 청소년 집단 폭행 사건

지난 9월 1일 부산 사상구에서 10대 4명이 또래 청소년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피해 청소년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퍼지며 큰 논란과 공분을 낳았다.

이후 9월 5일 강릉 시민 이 모(20) 씨가 본인 페이스북으로 또 다른 폭행 사건을 폭로했다. 이 모 씨는 "지난 7월 17일 강릉시에서 탈학교 청소년과 고등학생을 포함한 10대 5명이 내 동생을 12시간 동안 무차별적으로 때렸다"라고 밝혔다.

위키트리는 가해 청소년 중 한 명이 지인에게 전송한 영상을 입수해 보도했다. 영상에는 당시 정황이 상세하게 담겨 있었다.

부산, 강릉 폭행 사건 이후 비슷한 경험을 한 많은 청소년이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9월 7일 부천시에 사는 10대 청소년이 위키트리에 폭행 사실을 제보하기도 했다.

8. 포항 지진 후 수능 연기

이하 연합뉴스
이하 연합뉴스

지난달 15일 오후 2시 29분쯤 포항시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경주시에서 발생한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였다.

이날은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날이었다. 포항지역 수능시험장 14곳 중 10곳에서 균열이 확인됐다. 수험생이 정상적으로 시험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후 8시 20분쯤 김상곤(68) 교육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브리핑을 열었다. 김상곤 장관은 수능을 일주일 연기해 11월 23일에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자연재해 때문에 수능이 연기된 첫 번째 사례다.

수능 연기 발표 후 수많은 학교와 학원, 인강 사이트 등이 비상 조처를 했다. EBS는 수능 강의를 22일까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대성마이맥, 메가스터디 등 많은 유료 결제 사이트 역시 일주일간 전 강좌 무료 공개를 약속했다.

일부 수험생은 자신이 버린 문제집을 찾아다녔다. 인강 강사들은 SNS 등을 통해 수험생 독려에 나섰다.

11월 23일 수능이 치러졌다. 수험장마다 지진 대피 안내 사항 문구가 붙었다. 별다른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9. 특성화고 현장 실습 고등학생 사망

이하 박혜연 기자
이하 박혜연 기자

지난달 9일 제주시 한 특성화고 학생 이 모(19) 군이 회사 현장 실습 도중 사망했다. 이 모 군은 기계에 목이 끼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현장에는 안전 설비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지난달 20일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학생들은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촛불 집회를 열었다. 학생들은 "고인이 된 열아홉 살 실습생 죽음은 곧 우리 특성화고등학생 죽음과 같다"라며 "전국 현장 실습생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말했다.

특성화고 현장 실습 문제는 올 상반기에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월 전주시에서 특성화고 학생 홍 모(18) 양이 저수지에 투신해 숨졌다. 홍 양은 콜센터 현장 실습을 나가며 실적 압박으로 괴로워한 것으로 알려졌다.

10. 롱패딩 유행

2017년 겨울 학생들 사이에서 롱패딩이 유행했다. 롱패딩을 두고 '제2의 교복'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생겼다.

지난 6일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 알바천국이 발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1020세대 응답자 중 45.3%가 롱패딩을 구매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23.1%는 롱패딩을 구매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롱패딩을 구매하는 이유로 ▲보온성 ▲편리성 ▲없으면 유행에 뒤처지는 느낌이 든다 등을 꼽았다.

롱패딩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2018 평창 올림픽 공식 라이선스 상품인 '평창 구스롱다운점퍼'였다. '평창 구스롱다운점퍼'는 다른 롱패딩보다 저렴하고 무난하다는 이유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평창온라인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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