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런 저주받을 인간이 아닙니다"...'첫 공개'된 조두순 탄원서

2017-12-15 07:40

이날 방송에서 나영이 아버지 A씨는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이하 곰TV,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성범죄자 조두순이 작성한 탄원서가 최초로 공개됐다.

지난 14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조두순이 직접 작성한 탄원서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이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이하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조두순은 첫 공판 후 1심 전까지 7차례에 걸쳐 무려 300장이 넘는 탄원서를 작성했다. 주요 내용은 이렇다.

"짐승도 하지 않는 그런 악독한 짓을... 절대로 그런 파렴치한 짓을 일삼는 저주받을 인간이 아닙니다. 술을 마시고 다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술이 깨고 나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범죄심리학 전문가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가장 먼저 탄원서에서 드러난 특징은 탄원서 하나만 쪼개서 보면 '오 이 사람 되게 억울하겠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의 어떤 글 구성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꽤 나름대로 논리는 있는데 그게 어떻게 보면 전체적으로 하나도 맞지가 않죠"라고 말했다.

조두순은 1차 경찰조사에서 "저는 성폭행한 사실이 없다"며 "저는 그 장소에 가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었다. 하지만 범행 현장에서 조두순 지문이 발견되고 혈흔 감식 결과가 나오자 바로 입장을 바꿔 "증거기 있어 인정하나 저는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방송에 따르면 조두순은 이날 경찰조사에서 "이것이 1, 2년짜리가 아니어..."라고 했다. 경찰이 "어떤 뜻?"이냐고 묻자 "그 내용은 서류와 관계가 없다. 형사님. 내가 탄원서 한 장이면 다 바뀐다"고 말했다. 또 "제가 감옥에서 15, 20년 살고 70살 되더라도 안에서 운동 열심히 하고 나오겠으니 그때 봅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나영이(가명) 아버지도 어렵게 심경을 전했다.

나영이 아버지 A씨는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다"는 표현을 썼다. 왜 그런 표현을 썼는지 묻자 A씨는 "앞으로 3년 후면 포악한 조두순이 출소한다 그러고 조두순이 얼굴이 나온다든가 조두순에 대해 모든 게 더 적나라하게 밝혀지지 않겠습니까?"라며 "그럼 그때 우리 가족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거죠"라고 했다.

A씨는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로 부었다"며 "코뼈도 부러지고 이도 흔들리고 양쪽 눈알이 정말 정말 그렇게 빨갈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참 그때 생각만 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얼굴을 두 군데를 물었는데 한 군데는 살이 너덜너덜할 정도로 심하게 물었다"고 전했다.

A씨는 "저는 무는 인간은 별로 못 봤다"고 덧붙였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11일 오전 경기도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8살 여아를 무참히 성폭행했다.

아이는 탈장 등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 조두순은 2020년 출소한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