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가 자체적으로 페이스북 라이브를 하자 청와대 풀(Pool) 기자단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결국 청와대 측과 풀 기자단이 만나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청와대는 지난 3일부터 페이스북 라이브를 시작했다.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에서 촬영 등을 담당하고, KBS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이 진행자로 출연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도 간혹 등장한다.
평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라는 이름으로 정오 직전 문재인 대통령 일정 등 청와대 주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가 출연하는 '미니 인터뷰'도 한다.
청와대는 '현장 라이브'도 하고 있다. 지난 7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문 대통령이 함께 찾은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서 라이브를 했다. 지난 8일부터 7박8일 일정으로 이뤄진 문 대통령 동남아시아 국가 순방 때는 해외에서 라이브를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청와대 풀 기자단이 청와대 자체 페이스북 라이브에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청와대 측에 요청하기도 했다. 반발은 풀 기자단 내 방송사 기자를 중심으로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풀 기자단은 일부 언론사 기자들이 자체적으로 꾸린 일종의 기자 모임이다. 청와대 경우 이곳에 오랫동안 출입한 이른바 메이저 언론사 기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페이스북 라이브가 '방송사 보도 영역'과 충돌하는 것을 일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우려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 14일 청와대 출입기자 단톡방에는 청와대 측과 풀 기자단이 페이스북 라이브 문제를 논의한 결과가 올라왔다. 논의 자리에는 청와대 공보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관계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풀 기자단 측은 페이스북 라이브 등 뉴미디어 콘텐츠를 공개하기 전 '사전 공지'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이런 요구를 받아들였다.
양측은 또 보안 등의 이유로 언론 취재를 허용하지 않는 사안을 청와대가 페이스북 라이브 등으로 다루는 일명 '이중잣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견을 모았다.
다만 청와대 측은 자체 페이스북 라이브가 '공보 업무'의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논의 자리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인 미디어가 보편화한 시대적 흐름을 감안할 때 필요 시 청와대도 자체적으로 보도할 수 있는 주체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라이브를 담당하는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 관계자도 "속보를 내는 경쟁 매체가 아니라, 콘텐츠를 국민과 언론 모두에게 제공하는 역할"이라며 "당연히 청와대 홍보, 국민소통 채널"이라는 입장을 청와대 출입기자 단톡방으로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