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경찰 차벽이 등장했다. '경찰 차벽'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한 7일, 반미 단체들이 광화문광장 일부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경찰버스 20여 대를 이용해 차벽을 설치했다. 경찰이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차벽을 설치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민중당 등 220여 개 진보 성향 단체로 구성된 'NO 트럼프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7일 성명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촛불항쟁 이후 처음으로 차벽이 등장했다"며 "스스로 '촛불'로 세워졌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차벽을 동원해 전쟁 위협, 무기 강매, 강도적 통상압력을 일삼는 트럼프 방한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전쟁반대 평화실현의 민의를 트럼프로부터 격리시켰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트럼프에 대한 경호를 이유로, 트럼프에 반대하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봉쇄한 것"이라며 "차벽과 집회 금지의 본질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이며, 이는 박근혜 정부가 자행했건 문재인 정부가 자행했건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촛불 민의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트럼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지나가는 차로는 경호구역으로 설정돼 있어서 집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방한 소식이 알려진 뒤부터 반대 목소리가 매우 거세져 방한 당일 돌발행동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대통령경호법상 국빈으로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 국가원수를 한 치의 빈틈 없이 경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처였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당연히 차벽을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견과 "정부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