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울면 상처에 피가 몰린다” 제왕절개 중 신생아 머리에 2cm 칼자국 낸 병원

2017-10-18 18:30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 머리가 메스에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한 산부인과 전문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 머리가 메스에 베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18일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산모 최 모 씨는 지난 7월 1일 경기 분당 차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남자 아이를 낳았다.

수술을 맡은 산부인과 전문의 A씨는 산모와 남편에게 아기를 건네며 "건강하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A씨는 인사를 건네며 "스쳤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부는 당시엔 이 "스쳤다"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지 못했다.

약 3시간 반 뒤에 당직의사가 최 씨와 남편에게 뛰어와 아기 머리에 자상이 있다며 봉합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렸다. 당시 살펴본 아이 머리에는 왼쪽 상단에 2cm 가량 메스에 베인 자국이 나 있었고, 피가 고여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사고 발생 5시간 뒤에야 아이는 신생아실에서 두피 봉합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두 차례 무호흡증상을 보였던 아이는 신생아집중치료실로 옮겨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셔터스톡

남편은 주치의가 '스쳤다'고 말한 것을 두고 "사고를 알고도 즉시 조치 방안 설명과 함께 대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산모 최 씨는 "이 상황을 소아과에 물으니 산부인과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회피했고, 산부인과에서는 신생아실에서 아이를 담당하니 그쪽에 물어보라고 했다"며 분통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들이 병원에 여러 차례 항의하자 다음날 A씨가 찾아와 사과하며 책임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당시 출산 직후여서 머리 출혈까지는 보이지 않았다"며 "이후 신생아실에서 확인, 봉합수술까지 잘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가족들은 아이 치료비와 산모 수술비용을 일정 지원해주겠다는 병원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최 씨는 "아이가 울면 꿰맨 부분에 피가 몰리는데 합병증이 생길까 두렵다"고 말했다.

제왕절개 수술 도중 신생아 신체에 상처가 생기는 사고는 가끔 일어난다.

올해만 해도 지난 3월 서울대병원에서 의료진의 과실로 제왕절개 수술 중 신생아 왼쪽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처음에 과실을 몰랐던 의료진은 수술 중 피를 빨아들이는 흡입관에서 절단된 손가락을 발견한 후에야 응급 봉합수술에 들어갔다.

지난 6월에는 영국에서 한 의사가 제왕절개 수술을 하다가 신생아 머리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병원 측은 '바쁘다'는 이유로 봉합수술을 미뤘고, 결국 아기 머리에는 3.8cm 정도의 큰 흉터가 남게 되었다.

신생아는 외부에 대해 면역이 거의 없고 신체가 매우 연약해 감염에 취약하다. 상해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상처 감염으로 인해 합병증을 앓거나 신경이 손상될 가능성도 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