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환경연대와 유착관계?... 유한킴벌리 “사실 아니다” 적극 해명

2017-09-15 14:40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이 유한킴벌리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까지 각종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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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 위해성 여부가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유해물질이 검출된 제품으로 '릴리안' 실명이 가장 먼저 공개된 배경에 여성환경연대와 유한킴벌리의 유착 관계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연구를 의뢰한 여성환경연대에 유한킴벌리 상무가 포함돼 있고, 연구를 진행한 강원대 김만구 교수팀이 유한킴벌리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았다는 내용까지 각종 억측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유한킴벌리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섰다.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을 의뢰한 여성환경연대 운영위원 중 유한킴벌리 상무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에 유한킴벌리 측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에 유한킴벌리는 해당 임원으로 지목된 임원 프로필을 공개하며 관련 논란에 반박했다.

프로필에 따르면 김모 상무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여성가족부 가족친화포럼 운영위원장을 맡았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는 서울시 여성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서울시 미래서울자문단 자문위원, 여성환경연대 이사, 재단법인 에코피스리서십센터(EPLC) 이사, 사단법인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직 등 다수의 단체에 자원봉사로 참여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측에서는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시니어 일자리 창출, 여성권익, 지역사회 봉사 등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 왔다. 이러한 활동에 임직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으며, 김 상무를 포함한 여러 임직원이 NGO에 자원봉사자나 임원으로 참여해 왔다”고 설명했다.

여성환경연대와 유착설에 대해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유리할 게 없는 시험을 왜 시도하겠나”라며 “해당 시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여성환경연대 측에서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유한킴벌리 임원 1인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시민사회로부터 신뢰받는 여성 기업인 개인의 자격으로 추천받고 참여했다”며 “유한킴벌리 임원이 여성환경연대 이사라는 사실이 생리대 검출실험과 공개 여부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않았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라고 밝혔다.

과거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사무처장이 받은 여성 시민단체 리더십 장학금을 유한킴벌리가 지원했다는 의혹에 대해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은 여성재단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므로 정확한 사항은 여성재단에 확인해야 할 것”이라며 “장학생 선발과 지원은 전적으로 여성재단에 의해 이루어진다. 유한킴벌리는 단지 해당 프로그램을 후원하는 기업 중 하나로 참여하고 있으며 선발 과정에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김만구 교수와 유한킴벌리 사이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 교수를 어떤 형태로든 지원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아태 지역의 자연환경, 산림생태보전 및 복원 등의 현장 활동을 할 수 있는 인력 양성하기 위한 리더십 양성 목적으로 2006년 1월 유한킴벌리, 강원대학교, 환경재단 등이 주축이 돼 에코피스리더십센터(EPLC)를 창립하고 현재까지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으로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역시 저희가 지원한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이는 사실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난 5일 여성환경연대가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관련 의혹을 해명했다. 그는 "유한킴벌리가 연구비를 후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여성환경연대가 소셜펀딩으로 마련한 220만원으로 연구했을 뿐이며 학생들도 봉사하는 수준으로 실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난 5일 여성환경연대가 개최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관련 의혹을 해명했다. 그는 "유한킴벌리가 연구비를 후원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여성환경연대가 소셜펀딩으로 마련한 220만원으로 연구했을 뿐이며 학생들도 봉사하는 수준으로 실험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한킴벌리와 강원대가 관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유한킴벌리가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한 연구비는 산림과학대 교수들이 받은 것일 뿐 나와는 관계없다. 에코피스리더십센터(EPLC)에 지원금을 대는 것 역시 같다"고 밝혔다.

여성환경연대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에서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강원대 김만구 교수 연구실에 실험을 의뢰했다. 이후 11개 제품에서 200여 개의 화학물질이 발견됐고 이 가운데 휘발성유기화합물과 같은 유해물질이 22종 검출됐다. 가장 많은 VOC가 검출된 일회용 생리대가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로 공개되면서 소비자들의 릴리안 생리대 환불 요구가 이어졌다.

김 교수가 지난 3월에 연구결과를 발표했을 때만 해도 주목을 받지 못한 실험 결과였다. 그런데 김 교수가 '릴리안' 생리대를 언급, 특정 언론에 보도되면서 폭발력이 커졌다.

김 교수는 '릴리안'을 가장 먼저 언급하게 된 배경을 공개했다. 지난 7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연구자 입장에서 기자의 확인 전화에 응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일간지 기자로부터) '김 교수의 실험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이 가장 많이 검출된 게 릴리안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연구자에게 다시 확인하려고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연구결과를 확인해주긴 했지만, 화학성분의 유해성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기자의 물음에 답했을 뿐 의도적으로 회사명을 공개한 건 아니라는 말이다. 릴리안 제조업체 '깨끗한나라'는 지난 5일 생리대 휘발물질 실험을 진행한 김 교수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소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크게 불거지자 시중에 유통 중인 모든 생리대(56개사 896품목)를 대상으로 벤젠, 스티렌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약 10종 검출량 조사를 8월 착수했다. 이르면 9월 말까지 검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역학조사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생리대 제품에 대해서도 위해평가 이외에 광범위한 노출평가와 잘 설계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지난 6일 뉴스1에 말했다.

home 노정영 기자 njy2228@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