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릴리안 생리대 접착제, WHO 기준 발암물질 아니다"

2017-08-25 21:20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도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를 식품첨가물로 인정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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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부작용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생리대 '릴리안'의 접착제 원료는 국제보건기구(WHO)가 정하는 발암물질에는 속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 유해물질이 검출됐다는 여성환경연대의 발표 이후, 릴리안의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제품 전 성분을 공개하면서 접착제로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SBC)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생리대에서 검출된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현재로써는 생리대 규제 기준에 포함돼 있지 않아 정확히 확인할 수 없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는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의 발암물질 분류 5단계에서 인간에게 암을 유발하지 않는 '그룹3'에 포함돼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도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를 식품첨가물로 인정하고 있다.

다만 미국국립보건원(NIH) 생물공학정보센터가 관리하는 화학 성분과 생물학적 활성에 대한 데이터베이스(PubChem)에 올라와 있는 스틸렌부타디엔공중합체에 대한 위해정보 중 12% 정도는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 기재된 정보는 각 화학제품 업체에서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 외에 생리대를 일반 공산품이 아닌 의약외품으로 관리하는 일본에서도 생리대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고 식약처는 설명했다.

앞서 깨끗한나라도 접착제 제조업체인 독일 헨켈 측이 제공한 정보를 토대로 접착제 성분이 유해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SBC는 용매에 녹일 경우 성분이 잔류할 가능성이 있어 유해할 수 있지만, 생리대에 쓰이는 SBC는 용매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인체에 해가 없다"며 "전 세계 위생용품 제조 공정에 적용되고 있고 피부에 직접 부착되는 의료용 제품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생리대 안전성 논란이 커지자 식약처는 24일 생리대 제조업체 5곳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무리하고 조사내용을 토대로 법규 위반 여부 등을 검토중이다.

그러나 현장조사는 제품 제조와 품질관리 기준이나 제조공정의 허가 사항을 따르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이어서 기준 자체가 없는 유해물질 사용 여부를 확인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식약처는 25일 오전에는 산부인과와 내분비 전문의, 소비자단체 등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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