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이라고 평가받는 영화 속 귀신·살인마 7명

2017-06-09 16:00

공포영화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관객을 오싹하게 만든다. 하나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사운드로

공포영화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관객을 오싹하게 만든다.

하나는 으스스한 분위기와 사운드로 등골을 서늘하게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충격적 비주얼로 깜짝 놀라게 하는 것이다. 둘 중 어떤 게 나은지는 관객 취향 문제다.

공포영화는 무서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건 일종의 '직무유기'다. 필자는 충격적 비주얼로 깜짝 놀라게 하는 방식을 좋아한다. 예상치 못한 장면에서 귀신 혹은 악마와 덜컥 마주칠 때면 심장이 교통사고를 당한 듯하다. 이런 공포는 대개 순식간에 찾아오고, 오래도록 잔상이 남는다. 강력한 한 방으로 긴 공포를 준다는 점에서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방식인 셈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일반적인 귀신·악령의 생김새는 문화권마다 다르다. 동양에선 귀신 하면, 긴 머리에 소복을 입은 처녀 이미지를 떠올린다. 서양에서는 날카로운 앞니를 드러낸 드라큘라나 기형적 생김새의 괴생명체를 연상한다.

SNS에서 '역대급'이라 평가받는 영화 속 귀신, 살인마 7명을 소개한다. 보는 이에 따라 역겹거나 혐오스러울 수 있다. 영화 스포일러가 있다.

1. 여곡성(1986) - 시어머니 귀신

영화 '여곡성'

출연 배우나 스토리를 언급하지 않아도 장면 하나로 설명되는 영화가 있다. 예를 들어 젊은 남녀가 갑판 위에서 양팔을 벌리고 석양을 배경으로 서 있는 장면을 보면 누구든 영화 '타이타닉(1997)'을 떠올린다.

1986년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 '여곡성'도 이런 종류에 속한다. 나온지 3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시어머니 귀신을 보면 부모님이랑 같이 자고 싶어진다. 요즘처럼 CG 처리된 '컴퓨터 귀신'이 줄 수 없는 아날로그한 공포가 '여곡성'엔 잘 살아 있다.

영화에서 레전드로 꼽히는 '시어머니 귀신'을 연기한 배우는 석인수 씨인데, 귀신 분장을 안 하면 매우 아름다운 미모의 소유자다. 여곡성은 2017년 리메이크가 확정돼 현재 캐스팅 작업 중이다.

2. 기담(2007) - 엄마 귀신

영화 '기담'

영화 '기담'에서 엄마 귀신을 연기한 박지아 씨는 "제작진이 진짜 귀신을 섭외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막힌 연기력을 보여줬다. 특유의 서늘한 인상에 피칠갑까지 해놓으니 이보다 더 귀신 역할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없었다.

사실 엄마 귀신은 분장도 무섭지만, 에피소드 마지막 방언을 중얼거리는 장면이 진짜 공포다. 후문에 따르면, 이 장면은 리허설 없이 촬영됐다고 한다. 연기를 지켜보던 스태프 한 명은 너무 놀라 붐 마이크를 떨어뜨리기도 했단다.

3. 컨저링2(2016) - 수녀 귀신

영화 '컨저링2'

창백한 얼굴, 잘게 패인 주름, 기괴한 눈빛에 피로 젖은 입술. 영화 '컨저링2'에 나오는 수녀 귀신(발락·Valak)은 '무서운 귀신' 캐릭터가 갖춰야 할 특징을 모두 갖췄다. 얼핏 보면 귀신이 아니라 괴물 같다. 그 정도로 흉측하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생각했다. "귀신 분장 실감나네..." 그런데 반전이 있었다. 수녀 귀신을 연기한 배우 보니 아론스(Aarons) 얼굴이었다.

Bonnie Aarons - IMDb
아론스는 개성 있는 외모로 많은 스릴러, 공포 영화에 출연했다. 데이빗 린치의 스릴러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에서는 얼굴에 검댕을 칠한 듯한 부랑자를 연기했고, 샘 레이미의 공포 '드래그 미 투 헬(2009)'에도 잠시 모습을 비쳤다.

현재 아론스는 '컨저링2' 수녀 귀신의 스핀오프 영화 '더 넌'을 촬영하고 있다. 2018년 개봉 예정이다.

4. 링(1998) - 사다코

스즈키 코지(鈴木光司)가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일본영화 '링(リング)'은 정작 주인공보다 주인공을 끈질지게 쫓아다니는 귀신이 더 유명하다. 야마무라 사다코(山村貞子) 이야기다.

유튜브, SamkillGhost

사다코는 비운의 여인이다. 생각을 사진처럼 찍어내는 '염사(念寫)' 능력을 갖고 태어난 사다코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어머니가 자살하고, 아버지는 지병으로 쓰러져 가정이 파탄났다. 20대도 불행했다. 연극을 하고 싶었지만, 맘대로 풀리지 않았고 급기야 한 의사에게 성폭행 당한 뒤 무참히 살해된다.

사다코는 세상을 저주한다. 정확히는 인간을 저주한다. 사는 동안 인간에 이리 저리 치였기 때문이다. 사다코가 염사 능력을 활용해 이른바 '저주의 비디오'를 만든 것도 "세상에 복수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실 사다코는 공포스러운 생김새보다는 '분위기'로 먹고 들어가는 귀신이다. 이상한 소리를 내며 우물에서 기어나와 자기 몸을 꺾어 대는데 안 무서워 할 사람이 없다. 참고로 이런 '꺾기 귀신'이 영화에 등장한 건 링이 처음이라고 한다.

5. 주온(1998) 비디오판 - 카야코

영화 '주온 비디오판'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게, '주온'은 원래 비디오용 영화다. "끄~" 거리며 성대를 긁는 소리를 내거나, 온몸에 하얀 분가루를 뒤집어 쓴 토시오 모습 등은 비디오판 주온에서 처음 등장했다. 극장판은 이게 히트 치고 다시 제작된 것이다.

주온 마니아들은 비디오판이 극장판보다 몇 배는 더 무섭다고 입을 모은다. 확실히 노이즈가 심한 VCR로 보는 카야코는 극장판보다 훨씬 그로테스크하다. 토시오도 마찬가지다.

비디오판과 극장판은 일부 내용이 다르다. "저주받은 집에서 무고한 사람들이 하나 둘 희생된다"는 내용은 같다. 주온(呪怨·주원)은 원래 없는 말로, 감독이 새로 만든 단어다. 영화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단어가 뭘까 고민하다가 떠올렸다고 한다.

6. 무서운 여자(2006) - 빨간 옷 귀신

영화 '무서운 여자'

웹 서핑 하다 보면 한 번쯤 봤을 짤이다. 일본 옴니버스 공포 영화 '무서운 여자'에 나오는 장면이다. 초월적 분장으로 유명한 일본 귀신들 가운데서도 기괴함의 끝을 달리는 생김새다.

그런데 의외로 영화는 크게 무섭지 않다는 평가다. 약간 '병맛스럽다'는 게 관람객들 중론이다.

7. 더 포킵시 테잎스(2007) - 기어다니는 남자

유튜브, Mundo creepys

필자는 공포영화를 매우 좋아해 일주일에 3~4편씩은 꼭 보는데, '더 포킵시 테잎스'는 안 봤다. 볼 기회는 있었는데, 일부러 보지 않았다. 기분 나쁜 장면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미국 뉴욕 주 포킵시(Poughkeepsie)에서 발견된 연쇄 살인마의 스너프 필름을 영화로 편집했다는 콘셉트의 페이크 다큐멘터리다. 가장 유명한 장면은 흰 가면을 쓴 살인마가 네발로 기어다니며 피해자를 살해하는 신(Scene)인데, 기괴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꼭 한 번 봐야 한다.

포킵시 테잎스는 미국의 한 호러 전문 매체가 선정한 '가장 역겨운 영화' 50위에 올랐다.

home 양원모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