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하면 무슨 단어 떠올라?" 섬마을 아이들 대답

2017-05-15 16:50

헌정 첫 현직 대통령 탄핵, 대통령 구속, 정당별 경선, 장미 대선, 그리고 새 정부 탄생

헌정 첫 현직 대통령 탄핵, 대통령 구속, 정당별 경선, 장미 대선, 그리고 새 정부 탄생.

지난 10월 '최순실 게이트' 이후 약 8개월 동안 국내 정치권은 '혼돈의 도가니'였다. 아이들은 이 '격동의 8개월'을 어떻게 봤을까?

지난 14일 방송된 SBS 다큐멘터리 '섬진강 초딩들의 대선일기'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등장했다. 전남 광양시 다압면에 있는 다압초등학교 재학생 8명은 '대통령'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자유롭게 말했다.

9살 곽홍덕 군은 손을 번쩍 들고는 "감옥"이라고 답했다. 다른 아이들도 앞다퉈 손을 들었다. 한 아이는 "서울 구치소"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된 곳이다. 또 다른 아이는 "최순실"이라고 했다.

이하 SBS '섬진강 초딩들의 대선일기'

12살 윤승준 군은 "화장"이라고 했다. 윤 군은 "세월호 침몰할 때 박 전 대통령이 화장을 하고 있었다고 해서 화장이 떠올랐다"고 했다. 곽 군은 한술 더 떠 "미용주사, 마늘주사, 신데렐라 주사"라며 "이런 거 많이 맞고, 점이 생겼다"고 했다.

아이들은 어른들 생각보다 훨씬 많은 걸 알고 있었다. 곽 군은 "독재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제작진이 "독재가 뭐냐"고 묻자 곽 군은 "계속 하는 거, 박정희"라고 했다.

한 아이는 "전두환이 독재 아니야?"라며 말을 덧붙였다. 그러자 곽 군은 "둘 다 했잖아"라며 웃었다.

제작진은 아이들을 상대로 19대 대통령 가상 선거를 진행했다. 실내화 가방만한 투표용지(약 30㎝)를 들고 기표소에 들어간 아이들은 고사리손으로 자기가 '미는' 대선 후보에 투표했다. 투표에는 아이들 9명이 참여했다.

개표 결과 1위는 문재인 후보였다. 총 4표로 44.4%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2표를 받은 안철수 후보가 2위, 홍준표, 심상정 후보 등이 1표를 받아 3위를 기록했다.

아이들은 차기 대통령에 하고 싶은 말도 전했다.

9살 김현지 양은 "세월호 때처럼 그렇게 하지 말고, (세월호 참사가) 엄마 생일에서 잊힐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김 양 어머니는 "세월호 참사 당일과 생일이 같아 세월호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었다.

윤승준 군은 "(대통령이) 부자 편만 들면 편을 안들어준 사람이 쓸모없는 사람이 된다"며 "부자 편만 들지 말고 골고루골고루 편을 들어서 나라를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home 양원모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