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감동시킨 학력평가 '필적 확인용' 문구

2017-03-09 19:10

올해 첫 고1·2·3 전국연합학력평가(3월 학평)가 9일 전국 고교에서 치러졌다. 1893

올해 첫 고1·2·3 전국연합학력평가(3월 학평)가 9일 전국 고교에서 치러졌다. 1893개 고등학교 1·2·3학년생 123만여 명이 응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시험에 제시된 필적 확인용 문구가 눈길을 끈다.

응시 학생들은 1~4교시 매 시험 시작 전에 OMR카드에 적힌 필적 확인용 문구를 자필로 써야 한다. 본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2006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이번 3월 학평에서는 필적 확인용으로 "넌 머지않아 예쁜 꽃이 될 테니까"라는 문구가 주어졌다. 박치성 시인의 '봄이에게'에 나오는 구절이라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스티즈의 한 이용자는 "정말 예뻤다"며 "너무 예뻐서 쉬는 시간에 다시 한 번 (필적 확인 문구를) 적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이용자는 "진짜 역대급 필적확인란"이라며 "울컥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름다운 문구와 달리(?) 시험은 너무 어려웠다는 불평도 있었다. 한 인스티즈 이용자는 "저렇게 (문구는) 예쁘게 써놓고, 비문학은 그렇게..."라며 국어 영역의 높은 난도에 대해 볼멘소리를 뱉었다. 다른 이용자는 "(문구는 예쁜데) 시험지 펴자마자 (얼굴이) 시들었다"며 한탄했다.

학평 관련 기관인 교육부, 시도 교육청,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가운데 어느 곳이 필적 확인용 문구를 정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날처럼 '예쁜 문구'가 모든 시험에 나오지 않은 건 확실하다.

역대 필적 확인용 문구를 정리한 나무위키 페이지에 따르면 2013년 6월 고교 1·2학년 대상 학평 때는 "햇빛이 선명하게 나뭇잎을 핥고 있었다"는 문구가 나와 학생들이 경악했다고 한다. 이 문구는 소설가 한수산의 1982년작 '유민' 속 문장을 다듬은 것이다.

같은 해 9월에는 "신선한 물고기가 튀는 빛의 꼬리를 물고 쏟아진다"는(?) 독특한 문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학평 결과는 오는 24일 발표된다.

뉴스1
home 양원모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