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현대자동차그룹

"미디어가 따로 있나!" 정보·재미·영상으로 승부하는 '브랜드 저널리즘'

2017-03-03 11:00

지난해 5월 결혼한 필자는 청첩장 대부분을 모바일로 돌렸다. 종이 청첩장은 이른바 '부모님

지난해 5월 결혼한 필자는 청첩장 대부분을 모바일로 돌렸다. 종이 청첩장은 이른바 '부모님 세대'를 배려해 조금만 만들었다.

어른들은 청첩장을 그냥 돌리면 안 된다고 한다. 건네는 사람의 수줍음, 받는 사람의 뿌듯함, 눈빛과 눈빛을 부딪히는 성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게는 모바일로 주고받는 게 익숙하다. 옳고, 그름이 아닌 익숙함 문제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란 세대를 말한다. 21세기에는 거의 모든 정보가 디지털로 교환된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스마트폰과 SNS가 대중화하며 이 현상은 심화했다.

이제는 청첩장도 모바일로 돌리는 시대가 됐다 / Pixabay

디지털 세상에서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소통 가능하다. 집에서, 직장에서, 지하철에서, 버스에서 우리는 전 세계 아무나와 원하는 만큼 웃고 떠들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기업 홍보 방식도 변화시켰다. 많은 기업이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 기업·브랜드 목소리를 직접 담아낼 미디어를 만들고 있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2004년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래리 라이트(Light)가 제안한 개념으로 매체가 기사를 작성, 편집, 확산하듯 브랜드 스토리를 유통하는 일이다.

Wikimedia

라이트는 저서 '2달러의 기적(2009)'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여러 상황에서 여러 욕망을 지닌 여러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법"이라고 했다. TV와 같은 올드미디어 시대 광고처럼 "우리 물건 사세요"라고 윽박 지르는 게 아닌, 세분화·다양화한 콘텐츠로 변화무쌍한 디지털 세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브랜드 저널리즘 특징 3가지 - "정보, 재미, 영상"

영국 경제학자 아서 세실 피구(Pigou·1877~1959)에 따르면 광고는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하나는 경쟁적(Competitive) 광고, 또 하나는 정보성(Informative) 광고다. 피구는 경쟁적 광고가 '경제적 낭비라면 정보성 광고는 '일상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19세기 경제학자가 제시한 광고 분류법은 200년이 지난 아직도 유효한 듯하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첫번째 특징이 바로 '정보'라서다.

20세기가 너도 나도 확성기를 들고 "우리 물건 사세요"라고 방방곡곡 외치는 경쟁적 광고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자동차 구매를 원하는 사람에게 차와 관련한 유용한 지식을 일러주며 "우리 제품 좋아"라고 넌지시 알리는 정보성 광고 시대다.

이건 비밀인데... / Flickr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 디지털 미디어 채널 'HMG저널'에 올라온 '자동차 색상에 담긴 미술 심리학적 의미'라는 게시물은 정보성 광고의 좋은 사례다. '색채심리학'이라는 주제와 자동차를 매끄럽게 조합해 광고인 듯, 광고 아닌 듯, 광고 같은 글이 탄생했다.

'구글 빅데이터로 분석한 국가별 현대차그룹 검색 키워드'는 현대기아차의 세계적 위상을 인포그래픽으로 읽기 쉽게 전달했다.

무엇보다 두 게시물에서는 '읽는 재미'가 느껴진다. 여기 브랜드 저널리즘의 두번째 특징이 있다. 바로 '재미'다.

HMG저널의 '올뉴모닝' 자동차 시승기를 예로 들어보자. 걸그룹 레인보우 전 멤버 지숙(김지숙·26) 씨를 섭외해 ‘시승기’라는 뻔한 주제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우리나라 남해에 기아가 살고 있다?'는 게시물은 호기심을 유발하는 제목으로 한 해양연구소 교수 사연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동시에 "사회 공헌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구축했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마지막 특징은 '영상 강화'다. 이메일, 채팅, 메신저에서 일어나는 이른바 '즉각적 소통'은 텍스트 같은 미디어의 수용력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 영상과 같은 1차원 미디어가 SNS에서 각광받는 까닭이다.

Pexels

'채널 현대카드'가 지난해 배우 이정재(43) 씨, 가수 유희열(45) 씨와 찍은 북토크, 뮤직토크 영상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현대카드가 강조하는 '문화 마케팅' 전략을 연예인을 통해 친근하게 풀어냈다. 이 씨와 유 씨는 미디어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다.

현대차그룹도 지난 20일 영상전문채널 'HMG TV'를 론칭하고 걸그룹 우주소녀 보나(김지연·21)와 배우 신동우(19) 씨가 진행하는 '뉴스쇼'를 선보였다. 그룹 내 소식을 '뉴스'라는 방식으로 맛깔나게 전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브랜드 미디어' 구축한 현대차그룹, 실험 성공할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말이 있다. 브랜드 저널리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훌륭한 콘텐츠를 만들어도 플랫폼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브랜드 미디어가 그 플랫폼이다. 브랜드 미디어는 해당 브랜드를 대표하는 독자 미디어다. 코카콜라 '저니(Journey)', 레드불 '레드불TV', 삼성 '뉴스룸', 현대카드 '채널 현대카드' 등 이미 많은 기업이 브랜드 미디어를 운영하거나,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일 기존 블로그를 확대 개편해 텍스트·이미지 중심인 HMG 저널과 영상 중심인 HMG TV를 새로 오픈했다. HMG는 현대자동차그룹(Hyundai Motor Group) 약자다.

HMG 저널 홈페이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SNS를 운영(10개)하는 현대차그룹이 이런 실험을 감행한 건 '고객 소통 강화'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흥미로우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겠다"며 "고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MG저널은 공식 홈페이지에 '해시태그(#)'를 도입해 SNS 친화적 인터페이스를 꾀했다.

해시태그는 크게 네 분야로 구성됐다. 보도자료·사진 등 '미디어' 분야와 신기술·자율주행 등 '기술' 분야, 그랜저·스팅어·아이오닉 등 '자동차' 분야와 스포츠·여행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다.

또 메뉴별 최근 콘텐츠 보기, 뉴스레터 등을 통해 실용성을 높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와의 연결(Connecting to the future)'이라는 슬로건 아래 자율주행, 커넥티드카와 같은 미래 신기술을 소개하는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자들 삶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과의 소통 강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home 양원모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