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유튜버로 변신한 고대생 '밤비걸' 인터뷰

2016-02-29 19:20

유튜브, Bambigirl 밤비걸대학생이 돼 메이크업을 처음 시도한 여대생. 그가 유튜브

유튜브, Bambigirl 밤비걸

대학생이 돼 메이크업을 처음 시도한 여대생. 그가 유튜브 채널 개설 3년 만에 구독자 24만 명 이상을 보유한 뷰티크리에이터(뷰티 관련 콘텐츠 제작자)가 됐다.

주인공은 영상으로 패션·헤어·메이크업 정보를 전하고 있는 뷰티 유튜버 '밤비걸'(심정현·23)이다. 헤어·메이크업 전공자도 아니며 관련 자격증도 하나 없는 그가 어떻게 '잘 나가는' 뷰티크리에이터가 됐을까?

지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한 카페에서 밤비걸을 만났다. 웃음소리가 호탕한 그에게서 요즘 '핫'하다는 뷰티크리에이터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뷰티크리에이터가 있나?"라는 질문에 그는 "정말 솔직히 없다. 다 취향이 너무 다르고 저만의 독특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배우고 싶은 사람으로는 뷰티 유튜버 '회사원'을 꼽았다.

밤비걸에게 평소 쓰는 파우치 속 화장품도 보여달라고 해봤다.

이하 위키트리

- 유튜버 '밤비걸', 구체적으로 하는 일이 무엇이죠?

뷰티 유튜버 그룹 ‘레페리 뷰티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는 뷰티크리에이터에요. 뷰티크리에이터가 생소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 수원외고 중국어과를 졸업, 고려대 지리교육과 11학번으로 입학해 졸업을 앞두고 있네요. 갑자기 다른 길을 걷게 된 이유가 있나요?

2012년 대학교 2학년 때 월드미스유니버시티 26기 한국대회에서 ‘유튜브 상’을 받았던 게 저한테 굉장한 터닝포인트였어요. 학교에서 명함 하나를 받고 갑자기 출전하게 된 대회였는데 거기 나온 언니들이 무척 열심히 자기 자신을 꾸미는 거예요. 저는 그게 너무 멋있어 보였어요. 그들만의 아우라가 있더라고요. 화장은 비비크림 바르기밖에 할 줄 몰랐던 시절이었는데 그 계기로 뷰티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 정도로 생각하고 2013년 블로그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데일리룩, 패션 관련 정보를 주로 올렸고 본격적으로 메이크업 영상은 그해 말쯤? 글을 올리다 보니 사진으로는 설명하기 답답해서 영상을 찍기 시작했죠. 뷰티 경험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는데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2014년 본격적으로 이 일을 해봐야겠다 결심했어요.

- 대기업 취업 준비하려던 고대생 딸의 갑작스러운 변심...부모님 반대는 없었나요?

처음에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힘들었어요. 나름 좋은 학교도 나왔고 부족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사회생활이 아닌 이렇게 혼자 일을 한다는 게... 또 이게 아무도 모르는 직업이잖아요. 설득했어요. 토익, 토익스피킹, 한자 등 다 준비해두고 ‘엄마 내가 이게 잘 안 되면 회사에 취직할게’라고 선포했죠. 착실하게 준비한 뒤 이 일을 했어요. 저도 믿을 구석이 있어야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졸업 2년 전에 모든 준비를 해 두고 2년 동안 뷰티크리에이터 일을 했죠. 현재는 강연도 다니고 TV에도 나오고 사람들도 알아보고 화장품까지 많은 딸이 되고 나니 참 좋아하세요. 저는 뭐든 하면 잘될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같은 게 있었어요.

- 영상 촬영은 어디서 하죠?

저희 집 거실이에요. 엄마, 아빠와 같이 사는데 가구를 다 들어내고 새로 다 맞췄어요. TV, 소파 다 버리고. 한쪽 벽면에는 화장대가 쫙 있고, 나머지 한 면이 영상에서 보이는 쪽이에요. 부모님 두 분 다 출근하시면 주로 촬영해요. 일주일에 2개에서 3개 정도 찍는데 촬영은 2시간, 편집은 10시간 정도 걸려요.

- ‘추천 제품은 모두 광고 아닐까?’라는 의문도 있어요. 전체 영상 중 광고 비중은?

간접 광고가 들어있으면 무조건 표기하게 돼 있어요. 저는 한 달에 1개에서 2개 정도 소개해요. 저희가 사랑받는 이유는 객관성, 신뢰도에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블로거들이 망하는 이유가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했기 때문 아닌가요. 저는 그걸 경계해요. 돈 많이 벌고 싶어서 영상 찍는 크리에이터 없고, 그래서 잘 된 사람 없어요.

보통 제품을 협찬받아 소개하면 멘트에 정직할 수 없어요. 저는 그냥 제 돈 주고 사서 속 편하게 까서 이야기해요. 돈 받고 쓰면서 깎아내리기 좀 그렇잖아요. ‘너 돈 받고 좋게 이야기하는거지’, ‘돈독 올랐네’ 모 이런 댓글 정말 싫어요

- 경쟁자라고 생각하는 뷰티크리에이터가 있나요?

정말 솔직히 없어요. 다 취향이 너무 다르고 저는 저만의 독특한 게 있다고 생각해서 경쟁자가 없어요. 배우고 싶은 사람은 있어요. '회사원'님! 깔끔하면서도 재치 있게 잘하시더라고요. 꿀팁이 많죠. 추천 뷰티크리에이터는 재미는 '씬님', 패션과 여드름 강자 '한별', 변신의 귀재 '포니', 연예인 커버 메이크업으로는 '킴닥스'

- 뷰티 유튜버들 수입이 궁금해요

보통 유튜버들은 수입이 두 곳에서 나오는데 유튜브 광고 수익과 협찬 수익. 영상을 자주 올리는 사람들은 광고 수익이 꽤 될 수 있지만, 뷰티 유튜버들은 많아야 일주일에 2개에서 3개이기 때문에 별로 안 돼요 용돈 정도? 협찬 수익은 브랜드마다 너무 많이 달라요. 그런데 화장품을 많이 사서 지출도 심해요. 신상품 나오면 리뷰를 해야 하니까 나오자마자 품절되기 전에 사야하고,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죠.

- 개강이 다가오네요. 새내기에게 추천할만한 립 제품 5개를 꼽아주세요!

좋은 건 나눠야죠. 투쿨포스쿨 '체크 틴트', 홀리카홀리카 '볼립 틴트', 입생로랑 '팝 워터' 8호, 슈에무라 '라끄 슈프림' 츄츄코랄 틴트

- 지금 당장! 파우치 속 화장품 좀 볼 수 있나요?

'밤비걸' 파우치 속 화장품. 왼쪽 위부터 부르조아 3색 섀도우파레트, 비세 블러셔, 미샤 시그니처 에센스 쿠션, 맥 허거블 립컬러(패션포스), 바비브라운 엑스트라 틴트, 투쿨포스쿨 체크틴트, 삐아 라스트 오토 젤 펜슬라이너, 후레시룩 일루미네이트 렌즈(리치브라운), 클리오 킬 커버 리퀴드 컨실러(린넨), 바비브라운 스모키 마스카라(샘플), 카이 뷰러

밤비걸은 현재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 개인 방송 앱 'V'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뷰티 관련 생방송을 한다. 중국 진출도 했다. 중국 동영상 플랫폼 요우 쿠(Youku)와 독점 콘텐츠 공급 파트너십을 체결해 중국 채널 구독자 1만 5000명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밤비걸은 "저는 솔직히 '앞으로 뭐 할거야'라고 물으면 '몰라'라고 답한다"며 "예전부터 꿈꾸던 것은 ‘밤비걸 쇼’를 여는 것? 토탈 이미지 메이킹 상담이랄까. 많은 사람에게 자신을 가꾸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전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