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 드라마 속 폭력 '팔목 잡기'

2015-10-13 15:43

최근 포털사이트 구글을 중심으로 한류, 특히 한국

최근 포털사이트 구글을 중심으로 한류, 특히 한국 드라마 속 특정 장면에 반감을 드러내는 외국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다름 아닌 '팔목 잡기'다.

포털사이트 구글에 'Wrist (팔목) Korea (한국)'라고만 쳐도 'Wrist grabbing Korean drama'이라는 연관 검색어가 바로 나온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한국 드라마 속 팔목 잡기. 이 장면을 얼마나 많은 외국인이 검색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하 구글

실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검색한 문장을 검색했을 때 쏟아지는 검색결과는 무려 12만 4000여 개에 달한다.

검색 결과를 보면 '드라마틱하게 팔목을 잡는 장면', '팔목을 잡는 9가지 유형' 등부터 "자신의 남편이 한국 사람인데 이런 장면은 드라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히는 외국인까지 다양하다.

아래는 검색 유입이 가장 많은 상위 5개 결과(블로그 등)에서 폭력적인 장면으로 주로 언급되고 있는 한국 드라마 장면 5개다.

1.

SBS '별에서 온 그대'

2.

SBS '상속자들'

3.

SBS '시크릿 가든'

4.

이하 SBS' 신사의 품격'

5.

한국 기준으로 봤을 때 위 다섯 장면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주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이 떠나가지 못하도록 잡거나, 보호하는 장면 등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외국인들이 받아들이는 문화적 차이는 상당했다.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나오는 한 외국인 블로거 글이다. 제목은 "Why I hate the K-Drama wrist grab (내가 한국 드라마에서 팔목 잡기를 싫어하는 이유)".

한국 가요 및 연예 소식에 관한 글을 올리는 사이트 'Soompi'에서 아이디 'luckymic'님은 왜 팔목을 잡는 장면이 폭력적으로 느껴지는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Opinion: Why I Hate The K-Drama Wrist Grab

1. 보기만 해도 아프다.

장면을 볼 때 내 본능적인 반응은 "아 아프겠다"라는 것이다. 비록 드라마고 허구라고 할지라도 이것은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2. 여성을 마치 인형 다루듯 다룬다.

남자 두 명이 여자를 잡아당기는 장면을 볼 때면 한심하다. 여자는 남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3. (팔을 잡아당기는 남성 역시) 구시대적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

두 남성 사이에서 당겨지는 여성 못지않게 이것은 남성에게도 유쾌한 경험은 아니다. 질투를 유발하려는 장면이라 할지라도 이것은 아주 구시대적이며 청소년이 따라 할 가능성도 있다.

4. 지나치게 자주 반복된다.

한 드라마에서도 손목을 잡아끄는 장면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어떨 때는 집요하게 느껴질 정도다.

5. 여성들이 그 행동에 대해 전혀 불쾌해 하지 않는다.

어떤 장면에서는 여자들이 불쾌함을 표현하지만, 또 다른 장면에서 여성들은 이것이 폭력이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6. 굳이 손목을 잡아끌며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이야기는 신체적 행동 외에 대화로 충분히 이어나갈 수 있다. 굳이 강제로 여성의 손목을 잡아 끌 필요는 없다.

7. 문화적 파급력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한국 드라마는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그만큼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폭력적인 장면이 더 이상 좌시되서는 안되는 이유다.

또 다른 블로거는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 (임시완 역)이 안영이 (강소라 역)의 옷 소매를 잡아끄는 행동을 보며 불쾌함을 느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드라마의 내용과 장그래가 안영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상황임을 알고 있었다.

tvN '미생'

이 외에도 다수의 블로거는 한국 드라마가 남성 폭력에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하며, 사회적 이슈로 다뤄야 할 문제임을 지적했다.

home 홍수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