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놈입니다. 공릉동 사건" 생존자 글

2015-10-12 10:24

이하 SBS '궁금한 이야기Y' 홈페이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와 휴가를 나온 상병이 사망한

이하 SBS '궁금한 이야기Y' 홈페이지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와 휴가를 나온 상병이 사망한 일명 '공릉동 살인사건' 방송 후, 사건 현장의 유일한 생존자가 남긴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건으로 여자친구를 잃은 양모 씨는 10일 SBS '궁금한 이야기Y'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겨 방송이 자신을 범인으로 몰아간 것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양 씨가 글을 올리기 하루 전인 9일 '궁금한 이야기Y'는 이 사건을 다루며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양 씨와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양 씨는 제작진에게 "(여자친구와) 각방 쓰고 자고 있었다. 자고 일어나 보니까 (장 상병이 여자친구를) 찌르고 있더라고 (내가) 봤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초기 언론 보도에서 휴가를 나온 장모 상병이 공릉동 다세대 주택가를 찾아 잠자고 있던 여성 박 씨를 살해했고, 이를 목격한 '예비신랑' 양 씨가 장 상병과 몸싸움을 벌이던 중 장 상병이 숨진 사건으로 알려졌다. 박 씨와 양 씨는 결혼을 앞두고 동거 중이었다.

하지만 '궁금한 이야기Y'는 사건 초기부터 범인을 장 상병으로 몰아간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시청자들은 여자친구를 잃었음에도 슬퍼하지 않고 담담히 말하는 양 씨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하 SBS '궁금한이야기Y'

방송 후 양 씨는 '내가 그놈입니다. 공릉동사건'이라는 제목의 글을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올리고 "내가 분명 인터뷰 안 한다고 했죠. 기소여부 가름나면 그때 인터뷰 해 드린다고 했죠? 그 이전에 왜 그놈(장상병)이 그런 일 벌였는지 제가 이해할 수 있게 조금이라도 들고오면 인터뷰 해드린다고 했죠? 근데 그 사이에 돌리고 있었네요? 카메라?"라고 전했다.

이어 '어지간하면 넘어가려고 했는데 정리를 해줄게요'라는 제목의 글을 재차 올려 사건 당일 동거 중인 여자친구와 각방을 쓴 이유, 자신의 태도 등에 대해 해명했다.

양 씨는 "사귄지 9년, 동거나 다름없이 생활한 게 6년"이라며 "그동안 물리력을 동반한 싸움 한번도 없고, 단 한번도 헤어진 적이 없다. 제 직업이 글 쓰는 거다. 그 방은 제 작업실이다. 집필할 때 방해 안 하려고 걔(여자친구)는 적당히 놀아주다 자기 방 가서 잔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발생하고 열흘도 더 지났는데 말하는 족족 울고 있으란 말인가?"라며 "피디인지 작가인지가 저 동의하지도 않은 녹취를 할때는 폴리스라인 해제되고 집에 흥건한 피 청소하던 날이다. 슬퍼하든 말든, 그건 내 영역"이라고 덧붙였다.

home 박민정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