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구매한 '나노 블록'이 가짜일 수 있다

2015-10-06 08:25

이하 위키트리 키덜트(Kidult -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문화가 주목받

이하 위키트리

키덜트(Kidult -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 문화가 주목받으며 초미니 사이즈 장난감 ‘나노 블록(Nano Block)’이 유행하고 있다. 레고(Lego)보다 더 작은 크기의 나노 블록은 동물부터 유명한 건축물까지 다양한 사물을 만들 수 있는 장난감이다. 1시간도 안 걸리는 짧은 조립시간과 접착제 없이 세밀한 조형물을 만들 수 있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상가에 가면 나노 블록이 팔리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부터 미국 영화 ‘어벤져스’에 이르기까지 각종 유명 캐릭터를 본뜬 나노 블록은 5000원이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가 많다. 조립이 쉽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각종 캐릭터를 모으는 재미로 나노 블록을 사기도 한다.

을지로 입구역 상가

일부 길거리 노점에는 나노 블록을 주상품으로 팔고 있었다. 나노 블록이 팔리는 곳에는 항상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수원역 근처 노점

이런 인기에도 ‘나노 블록’이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제품 중 일부는 중국제 복제품이다. 나노 블록은 원래 일본 회사 카와다(Kawada) 제품이고, 독점 상표다. '나노 블록'이라는 이름을 다른 업체는 사용할 수 없다.

정품 나노 블록

네이버에서 나노 블록을 검색하자 제일 먼저 뜨는 화면은, 로즈(Loz)라는 중국회사 복제품이다. 소셜커머스 A 업체 홈페이지에서도 나노 블록을 검색하면 중국제 복제품부터 뜬다.

쇼핑몰 업체 'A' 캡쳐

쇼핑 업체에서 중국제 복제품 상품설명을 클릭하니, 해당 업체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있다. 영화 ‘미니언즈’ 미니언부터 도라에몽에 이르기까지 300개가 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있다. 항목을 자세히 관찰하면 캐릭터 이름이 조금씩 다르게 표기돼있다. 도라에몽은 '도라냥이'로 표기돼 있고, 네이버 라인(LINE) 마스코트 브라운은 '베어'로 이름이 바뀌어 있다. 저작권 문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다.

네이버 쇼핑 'C 업체' 캡쳐

‘도라에몽’ 라이선스 산업을 펼치고 있는 대원미디어의 한 관계자는 “‘도라에몽’ 저작권은 일본에 있다. 대원미디어는 ‘도라에몽’ 저작권을 일본 담당자에게 위임받은 거라, 도라에몽 ‘나노 블록’ 저작권 문제를 직접 제기할 수는 없지만 충분한 법적 대응은 할 수 있다. 해당 상품이 저작권 침해인가 아닌가를 일본 측에 문의해서 해당 상품의 저작권을 확인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와다와 함께 사업을 하는 포켓몬 코리아의 반응은 더 확고했다. 포켓몬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중국제 복제품에 흔하게 볼 수 있는 Loz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업체다. 포켓몬 코리아는 ‘나노 블록’ 정식 유통업체(재미니아)와 함께 복제품을 조사하는 중이다”라며 “소설 커머스에서 판매하는 중국제 복제품에 대해 판매중지를 요청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제 복제품은 환경부의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 안전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수 없다. 중국제 복제품은 프탈레이트, 납 등 37종의 유해물질 함유 여부가 불가능하다. 자칫하면 장난감을 입에 무는 버릇이 있는 아이에게 중국제 복제품이 위험할 수도 있다.

중국제 복제품의 열악한 품질은 해당 캐릭터의 저작권자에게도 피해를 준다. 포켓몬 코리아 관계자는 “조악한 품질의 복제품이 돌아다니면 ‘포켓몬 코리아’를 포함해 정식 라이선스 업체에서 이미지 타격을 받는다”며 우려했다.

◆ 나노 블록, 제대로 사는 방법

정품 나노 블록과 중국제 복제품을 헷갈리는 사람을 위해, 나노 블록을 제대로 사는 방법을 정리해봤다.

1. 정식 매장에서 살 것

나노 블록 유통업체인 재미니아는 카와다 제품 외의 나노 블록은 가짜라고 밝혔다. 지하철에서 유통되는 나노 블록 대부분은 가짜인 셈이다. 정품 나노 블록은 토이저러스 같은 대형 장난감 가게, 대형 서점, 팬시 체인점에서 살 수 있다.

여의도 대형서점 D에는 정품 나노 블록을 판매하고 있었다.

여의도 D 서점

2. 대형 체인점에 판매한다고 꼭 정품은 아니다

대형 체인점에서 판매한다고 꼭 정품 나노 블록이라고 할 수 없다. 포켓몬 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드럭 스토어에서 중국제 복제품이 팔린다"고 말했다.

강남역 드럭스토어 E에 직접 가보니, 중국제 복제품이 매장 입구에 진열돼 있었다.

강남역 E 드럭스토어

수원 대형서점 F에서도 중국제 복제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수원 F 서점

3. 디자인을 확인할 것

중국제 복제품은 상표권 문제 때문에 보통 ‘나노 블록(Nano Block)’이라 표기돼 있지 않다. 사실 눈으로 봐도 중국제 나노 블록은 디자인이 조악하다.

왼쪽: 정품 나노 블록, 오른쪽: 중국제 복제품 (이미지를 슬라이드해 보세요)

정품 나노 블록이 일본 디즈니·산리오·요괴워치와 콜라보 제품을 만들고 있긴 하지만, 중국제 복제품은 지나칠 정도로 캐릭터 종류가 많다. 캐릭터 사용권 없이 무단으로 제품을 만드니까 가능한 일이다.

중국제 복제품은 ‘품질경영 및 공산품 안전관리법에 의한 품질 표시’는 당연히 찾아볼 수 없다.

왼쪽: 정품 나노 블록, 오른쪽: 중국제 복제품 (이미지를 슬라이드해 보세요)
home 이종완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