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2cm' 플라스틱 빨대 콧구멍에 박힌 거북

2015-08-16 15:09

(주의) 일부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 유튜브, COASTS한 바다거북이

(주의) 일부 이용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습니다 / 유튜브, COASTS

한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빨대 때문에 고통받는 영상이 공개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유튜브 채널 'COASTS'에는 한 무리 해양 생물학자들이 바다거북 콧구멍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뽑아내는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은 게재 직후 화제가 되며 조회 수 161만 8103건을 기록했다.

미국 텍사스 A&M 대학교 해양생물 연구팀은 최근 코스타리카 연안으로 탐사를 떠났다. 팀은 이곳에서 수컷 올리브 바다거북을 발견하게 됐는데, 코에 이상한 것이 박혀있는 것을 보고 꺼내주기로 결정했다.

연구팀 소속 크리스틴 피그너(Christine Figgener)는 "당시 서식지에서 거북을 이동시키는 건 우리 연구팀이 받은 허가에서 벗어나는 일이었다"며 "잠시 의논한 끝에 스위스 나이프에 있던 집게로 꺼내주기로 했다. 당시 보트에는 그것밖에 도구가 없었고, 해안에서는 수 시간 떨어져 있었고, 파충류 전문 수의사를 찾기 위해선 며칠이 걸릴지 몰랐다"며 보트 위에서 수술을 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연구팀은 처음에는 코에 박혀 있는 것이 기생충의 일종이라고 생각했다. 코에서 잘 빠지지 않자, "이거 갈고리충인가? 뇌에 닿아 있는 것 아냐?"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구팀은 어떤 종류의 기생충인지 알아내기 위해 끝부분을 잘라냈고, 그제서야 박혀 있는 것이 '플라스틱 빨대'라는 것을 깨달았다.

영상을 찍던 피그너는 빨대라는 것을 깨달은 직후 "정말 빨대야? 웃기지도 않아. 진짜 빨대야?"라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후 수술을 계속했고, 몇 분 뒤 빨대를 모두 빼낼 수 있었다.

피그너는 "이 수컷 거북은 약 10~12센티미터에 이르는 플라스틱 빨대가 콧구멍에 박혀 있었다"며 "이후 요오드로 비강을 소독해주고 야생에 돌려보낼 때까지 잠시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 거북이 빨대를 삼켰다가 다시 토해내는 과정에서 잘못된 통로(콧구멍)으로 들어가 박혔을 수 있다. 바다 거북의 비강은 입천장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코에서 흐르던 피는 빨대를 빼내자 곧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13년 퀸즈랜드 대학 연구팀 발표에 따르면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불순물을 삼킬 확률이 30년 전에 비해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대 바다거북이 사람이 만든 쓰레기를 삼킬 확률은 30%였지만, 2012년 50% 가까이 증가했다.

home 김나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