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학생 대상 '방사능 안전 세뇌교육' 논란

2015-04-17 12:10

[2013년 10월 도쿄의 '탈원전' 시위 / 연합뉴스 ] 일본 정부가 초·중·고를 대상

[2013년 10월 도쿄의 '탈원전' 시위 / 연합뉴스 ]

일본 정부가 초·중·고를 대상으로 '방사능 안전 세뇌교육'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 9일 일본의 주간지 '여성자신(女性自身)'은 교육 및 과학을 관할하는 행정기관 문부과학성이 학생들에게 방사능의 안정성을 세뇌시키고 있다며 비판했다.

문부과학성 주도로 초·중·고에 배포된 '방사선부독본'이 방사능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사선부독본'은 방사능에 대한 경각심보다 안전성을 강조해 문제가 됐다. 가장 큰 반발을 산 부분은 "방사능은 어디에나 있으며 안전합니다"라는 대목이었다.

전문가들은 내용수정을 요구했고 이에 일본 문부성은 "(저피폭이 인체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 명확히 결론을 내릴 수 없다"라는 문장으로 변경했다.

또한 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방사능 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호쿠리쿠전력 관계자는 '방사능 학습교재와 수업 활용'이라는 심포지엄에서 "나는 근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방사능 수업을 하고 있는데 수업에서 항상 언급하는 것은 방사능이 우리 생활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방사능은 그저 무서운 것이 아니라 일정량 노출돼도 안전하니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학생들의 수업 감상문을 공개했다.

감상문에는 "방사능은 그저 무서운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100mSv를 한 번에 쏘여도 괜찮다는 것을 알아 좋은 공부가 됐다"고 적혀있다.

이에 일본 방사선 의학종합연구소 주임연구원인 사키야마 히사코(崎山比早子) 박사는 "한 번에 100mSv에 달하는 방사선에 노출되면 방사선량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정자나 백혈구가 감소해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이른바 급성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원자력을 옹호하는 측인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에서조차 방사선에 안정량은 없다고 말한다. 100mSv가 안전하다는 것은 엉터리다"라고 지적했다.

공립고등학교 교사 가와라 시게오(川原茂雄) 씨는 "동일본대지진 전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다'며 원자력 안전세뇌교육을 시키던 것이 동일본대지진 후 '방사능은 안전하다'며 방사능 안전세뇌교육으로 바꼈을 뿐"이라고 문부성을 비판했다,

home 박정원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