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포천 자매 살인사건' 부모 항소 기각

2013-11-12 14:51

[사진=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 서울고등법원이 두 딸을 살해하고 땅에 묻은

[사진=서울고등법원 홈페이지]

서울고등법원이 두 딸을 살해하고 땅에 묻은 채 달아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던 이모씨와 아내 정모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사건에 따르면 이씨 부부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2011년 2월 열두 살과 열 살인 딸을 승용차에 태우고 가출했다.

이들 가족은 여러번의 동반자살 시도 끝에 경기도 포천시의 한 야산에서 승용차에 번개탄을 피워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그러나 연기냄새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아이들이 신음소리를 내며 고통스러워하자 이씨 부부는 딸아이들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땅에 묻고 달아났다.

결국 이들의 범행은 10개월 후인 그해 12월 30일 한 등산객이 우연히 딸들의 유골을 발견하면서 모두 드러났다. 이에 이씨 부부는 경찰을 피해 전국 각지를 전전하다 지난 4월 부산에서 체포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녀들은 부모의 몸을 통해 태어났으나 부모와는 독립된 인격체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보장되고 존중돼야 할 고귀한 생명권을 가진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들은 부모로서 피해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이를 저버린 채 아직 피지도 못한 어린 두 자녀들의 생명을 침해했다는 점에서 어떠한 사유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며 "범행이 사전준비에 따라 계획적으로 이뤄진 점, 범행 후 피해자들의 사체를 야산에 방치했고, 2년 넘는 기간 동안 도피생활을 해온 점 등에 비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항소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home 김승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