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의 방송이면 난 못한다” 진중권 생방 도중 분노하며 돌연 하차 선언 (+이유)

2024-03-29 12:06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진중권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방송사가 편파 방송을 한다며 생방송 도중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진중권 교수가 지난 2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생방송 도중 방송 아이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진중권 교수가 지난 28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생방송 도중 방송 아이템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 유튜브 '박재홍의 한판승부'

진 교수는 지난 28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했다.

제작진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날 선거 유세 중 한 발언 '정치, 개 같이 하는 사람'에 관한 대담을 진행하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서울 서대문 신촌 유세에서 "정치를 개 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이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진 교수는 "일단은 '개 같이' 뭐 이런 표현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저는 좀 안 그랬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무슨 얘기했냐. 5·18 희생자들을 희화화했는데 그런 발언은 여기서 안 다뤘다. 며칠 전엔 입양 가족, 계모라는 발언도 했는데 여기서 안 다뤘지 않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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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지난 21일 전북 군산 구시청광장 앞 유세에서 칼로 허벅지를 찌르는 시늉을 하면서 “회칼로, 봤지? 농담이야. 광주에서 온 사람들 잘 들어. 너희 옛날에 대검으로, M-16으로 총 쏘고 죽이는 거 봤지. 너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XX 깨진 거 봤지. 조심해 (웃으며) 농담이야. 농담이야”라며 황상무 전 수석의 발언을 패러디했다.

진 교수는 "저는 이런 발언들은 공론의 장에 올라와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다. 왜냐하면 이것 자체가 문제의 본질을 갖다가 희석하기 때문이다. 저는 거기서 대해 아무 얘기도 안 했는데 이런 주제로 섬네일을 다는 걸 보면 화가 난다. 우리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비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런 짓을 우리가 하면 안 된다.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의 발언도) 라이브로 틀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 그 발언(5·18 발언) 들으면 얼마나 천박한지 아나. 계모 발언도 마찬가지다. 한 번도 여기서 라이브로 안 틀었다"면서 "그런데 이런 (한 위원장) 발언들은 꼭 라이브로 틀더라. 저는 안 그랬으면 좋겠다"며 방송의 편향성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재홍 진행자는 "비판은 할 수 있는데 제작진의 아이템 선정에 대해 원색적으로 말씀하시니 당황스럽다. 충분히 아이템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정말 아닌 것 같다"며 "이재명 대표에 대해 저희가 비판 안 했는가. 진 교수님이 이재명 대표 비판할 때 저희가 제한한 적 있었나"고 반박했다.

진 교수는 "(비판은) 저만 했다. (진행자가) 제한을 했다. 계속 말 끊었다"면서 "공정함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이게 공정한가. 막말 매일 하는 사람은 매일 해도 비판 안 해도 되는 거냐. 원래 막말하는 사람이니까 비판의 여지가 없고?"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그러면 이 방송 못하겠다. 그만하겠다. 저는 이 편만 드는 것도 싫고 저 편만 드는 것도 싫다. 언론은 투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데 저는 이게 상당히 공정하지 않다고 느껴진다"며 돌발적으로 하차 의사를 드러냈다.

당황한 박 진행자는 "사회자로서 항상 양 패널이 동시에 말씀하실 수 있도록 대화의 문을 연결해 왔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저쪽에 앉은 분(다른 패널)은 항상 민주당 편만 들지 않았냐. 여기에도 거기에 맞는 사람(국민의힘)이 와 있어야 공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